1월-주용일 1월 서릿발 차면 하얗게 부서지는 수정 얼음들의 찬란한 스러짐 위로 낯익은 눈빛의 그대가 왔다 거리 두리번거리며 골목 기웃대며 눈가루에 희망의 이스트 섞어 새로운 양식을 마련하는 우리들 불면의 머리 위로 첫눈처럼 다가왔다 까치 울음마다 한 땀 한 땀 세상 낡고 헐은 곳 기우며 .. 감동시 2016.07.04
1월-오세영 1월 1월이 색깔이라면 아마도 흰색일 게다 아직 채색되지 않은 신의 캔버스 산도 희고 강물도 희고 꿈꾸는 짐승 같은 내 영혼의 이마도 희고 1월이 음악이라면 속삭이는 저음일 게다 아직 트이지 않은 신의 발성법 가지 끝에서 풀잎 끝에서 내 영혼의 현 끝에서 바람은 설레고 1월이 말씀이.. 감동시 2016.07.04
1월에는-목필균 1월에는 첫차를 기다리는 마음처럼 설레고 어둠 털어내려는 조급한 소망으로 벅찬 가슴일 거예요 일기장 펼쳐들고 새롭게 시작할 내 안의 약속 맞이할 날짜마다 동그라미 치며 할 일 놓치지 않고 살아갈 것을 다짐하기도 하고요 각오만 해놓고 시간만 흘려보낸다고 걱정하지 말아요 올해.. 감동시 2016.07.04
내 마음 고요히 고운 봄길 위에 내 마음 고요히 고운 봄길 위에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같이 풀 아래 웃음짓는 샘물같이 내 마음 고요히 고운 봄길 위에 오늘 하루 하늘을 우러르고 싶다 새악시 볼에 떠오르는 부끄럼같이 시의 가슴을 살포시 젖는 물결같이 보드레한 에메랄드 얇게 흐르는 실비단 하늘을 바라보고 싶다 시.. 감동시 2016.03.28
접시꽃 당신 접시꽃 당신 옥수수잎에 빗방울이 나립니다 오늘도 또 하루를 살았습니다 낙엽이 지고 찬바람이 부는 때까지 우리에게 남아 있는 날들은 참으로 짧습니다 아침이면 머리맡에 흔적없이 빠진 머리칼이 쌓이듯 생명은 당신의 몸을 우수수 빠져나갑니다 씨앗들도 열매로 크기엔 아직 많은 .. 감동시 2016.03.28
들풀 들풀 들풀처럼 살라 마음 가득 바람이 부는 무한 허공의 세상 맨 몸으로 눕고 맨 몸으로 일어서라 함께 있되 홀로 존재하라 과거를 기억하지 말고 미래를 갈망하지 말고 오직 현재에 머물라 언제나 빈 마음으로 남으라 슬픔은 슬픔대로 오게 하고 기쁨은 기쁨대로 가게 하라 그리고는 침.. 감동시 2016.03.28
섬진강 매화꽃을 보셨는지요 섬진강 매화꽃을 보셨는지요 매화꽃 꽃 이파리들이 하얀 눈송이처럼 푸른 강물에 날리는 섬진강을 보셨는지요 푸른 강물 하얀 모래밭 날선 푸른 댓잎이 사운대는 섬진강가에서 서럽게 서보셨는지요 해 저문 섬진강가에 서서 지는 꽃 피는 꽃을 다 보셨는지요 산에 피어 산이 환하고 강물.. 감동시 2016.03.28
봄비-고은 봄비 이 밤중에 오시나부다 오시는 듯 아니 오시는 듯 오시나부다 어느 아기의 귀가 이 봄비 오시는 소리 들으시나부다 봄비에 젖어든 땅 그 땅 속 잠든 일개미들이 자다 깨어 어수선 하시나부다 이제 막 깬 알에서 나온 일개미 깨어나 이 세상이 무서운 줄을 처음으로 아시나부다 봄비 이.. 감동시 2016.03.28
석양 석양 바닷가 횟집 유리창 너머 하루의 노동을 마친 태양이 키 작은 소나무 가지에 걸터 앉아 잠시 쉬고 있다 그 모습을 본 한 사람이 “솔광이다!” 큰 소리를 지르는 바람에 좌중은 박장대소가 터졌다 더는 늙지 말자고 “이대로!”를 외치며 부딪치는 술잔 몇 순배 돈 후 다시 쳐다 본 그.. 감동시 2015.11.24
세월이 가면 세월이 가면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그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네 바람이 불고 비가 올 때도 나는 저 유리창 밖 가로등 그늘의 밤을 잊지 못하지 사랑은 가고 옛날은 남는 것 여름날의 호숫가 가을의 공원 그 벤치 위에 나뭇잎은 떨어지고 나뭇잎은 흙이 되고 나뭇잎에 덮여서 .. 감동시 2015.1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