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꽃 동백꽃 요, 가시네 바람났네 부풀대로 부푼 젖가슴 좀 봐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대낮같이 풀어 헤쳤네 물 오른 저 젖꼭지 좀 봐 다문다문 일렁이는 불처럼 너를 향한 마음 좀 봐 봄을 향한 마음 좀 봐 허승호 지음 감동시 2014.03.07
동백꽃 지다 동백꽃 지다 어떻게 견뎌낸 외로움인데 어떻게 다독여온 아픔인데 어떻게 열어놓은 설렘인데 어떻게 펼쳐놓은 그리움인데 혼자 깊어지다 뚝 저를 놓아버리는 단음절 첫말이 이렇게 뜨거운데 설마 설마 이게 한 순간일라구 신병은 지음 감동시 2014.03.07
동백꽃 아닌가뵈 동백꽃 아닌가뵈 자연의 숨결 미항 오동도 붉게 타는 남녘의 낭심부 아씨인 양 수줍은 미소여 동백꽃 아닌가뵈 풍광 어우러져 사랑은 솟고 붉디붉은 영롱한 정염 한설 딛고 혼을 지핀 여심 동백꽃 아닌가뵈 한려의 다소한 이야기 맑은 햇살 젖어 빚은 우리네 삶 걸음마다 크나큰 원광이.. 감동시 2014.03.07
꽃술 꽃술 무심히 꽃잎 따는데 햇살 바다 위에 반짝이고 왜 그 바닷가에 갔는지 잊었지요 꽃잎을 먹었는지 꽃잎에 절여진 술을 먹었는지 꽃잎 한 송이 한 송이 꽃향기 날 때까지 꽃술 마시는데 바다가 붉게 꽃잎에 앉았어요 밤새 뒤척이다 목 아프고 열이 나면 당신이 다녀간 흔적이라 생각할.. 감동시 2014.03.07
바느질-잠 안 오는 밤 바느질 눈이 온전했던 시절에는 짜투리 시간 특히 잠이 안 오는 밤이면 돋보기 쓰고 바느질을 했다 여행도 별로이고 노는 것에도 무취미 쇼핑도 재미없고 결국 시간 따라 쌓이는 것은 글줄이나 실린 책이다 벼개에 머리 얹고 곰곰이 생각하니 그것 다 바느질이 아니었던가 개미 쳇바퀴 .. 감동시 2012.11.08
사마천-장애 극복 사마천 그대는 사랑의 기억도 없을 것이다 긴 낮 긴 밤을 멀미 같이 시간을 앓았을 것이다 천형 때문에 홀로 앉아 글을 썼던 사람 육체를 거세 당하고 인생을 거세 당하고 엉덩이 하나 놓을 자리 의지하며 그대는 진실을 기록하려 했던가 글 : 박경리 감동시 2012.11.08
슬픈 날의 편지 슬픈 날의 편지 모랫벌에 박혀 있는 하얀 조가비처럼 내 마음 속에 박혀 있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어떤 슬픔 하나 하도 오래되어 정든 슬픔 하나는 눈물로도 달랠 길 없고 그대의 따뜻한 말로도 위로가 되지 않습니다 내가 다른 이의 슬픔 속으로 깊이 들어갈 수 없듯이 그들도 나의 슬픔 .. 감동시 2012.11.08
어머니-어머니에 대한 그리움 어머니 어머니 생전에 불효막심했던 나는 사별 후 삼십 여 년 꿈속에서 어머니를 찾아 헤매었다 고향 옛집을 찾아가기도 하고 서울 살았을 때의 동네를 찾아가기도 하고 피난가서 하룻밤을 묵었던 관악산 절간을 찾아가기도 하고 어떤 때는 전혀 알지 못할 곳을 애타게 찾아 헤매기도 했.. 감동시 2012.11.08
옛날의 그집 옛날의 그집 빗자루 병에 걸린 대추나무 수십 그루가 어느 날 일시에 죽어 자빠진 그 집 십 오 년을 살았다 빈 창고 같이 훵덩그레한 큰 집에 밤이 오면 소쩍새와 쑥꾹새가 울었고 연못의 맹꽁이는 목이 터져라 소리 지르던 이른 봄 그 집에서 나는 혼자 살았다 다행히 뜰은 넓어서 배추 .. 감동시 2012.1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