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봉산 구봉산 듣기로는 아홉 봉우리인데 느끼기는 구천 봉이라 걸음마다 미답의 신세계이고 벼랑 끝 푸른 솔은 우로(雨露) 먹고 살았네 목마름은 바람이 씻어 가고 발 아래 세상은 졸음으로 엎드렸다 2003.5.18. 길위의서정1집 2011.07.24
굴암산 굴암산 다리품 팔아 신안골 들어서니 이미 굴암산 품속 가쁜 숨 비탈진 길 한 걸음 두 걸음 비우며 간다 어느덧 다가온 웅동 바다 해풍도 산마루에서 숨 고르고 철쭉은 한낮 햇살에 간들간들 간지럼 탄다 2005.5.15. 길위의서정1집 2011.07.24
하이델베르그성 하이델베르그 성 언덕배기 수직으로 선 철옹성 절대권력 욕망의 발자취 사랑 앞엔 불가능이 없었나 황제는 하룻밤새 엘리자베스문을 축조했다 밤낮이 없을 오크나무 거대한 술통이 남긴 황제의 영화가 무너진 성벽처럼 공허하다 2008.1.8. 길위의서정2집 2011.07.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