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도는 자의 노래 떠도는 자의 노래 외진 별정우체국에 무엇인가를 놓고 온 것 같다 어느 삭막한 간이역에 누군가를 버리고 온 것 같다 그래서 나는 문득 일어나 기차를 타고 가서는 눈이 펑펑 쏟아지는 좁은 골목을 서성이고 쓰레기들이 지저분하게 널린 저잣거리도 기웃댄다. 놓고 온 것을 찾겠다고 아니, 이미 이 세.. 감동시 2011.09.14
들풀 들풀 들풀처럼 살라 마음 가득 바람이 부는 무한 허공의 세상 맨몸으로 눕고 맨몸으로 일어서라 함께 있되 홀로 존재하라 과거를 기억하지 말고 미래를 갈망하지 말고 오직 현재에 머물라 언제나 빈 마음으로 남으라 슬픔은 슬픔대로 오게 하고 기쁨은 기쁨대로 가게 하라 그리고는 침묵하라 다만 무.. 감동시 2011.09.14
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 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 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 이 밤이 너무 신나고 근사해요 내 마음에도 생전 처음 보는 환한 달이 떠오르고 산 아래 작은 마을이 그려집니다 간절한 이 그리움들을, 사무쳐오는 이 연정들을 달빛에 실어 당신께 보냅니다 세상에, 강변에 달빛이 곱다고 전화를 다 .. 감동시 2011.09.14
단풍물 단풍물 가을에는 다 말라버린 우리네 가슴들도 생활을 눈감고 부는 바람에 흔들리며 누구나 안 보일 만치는 단풍물이 드는 갑더라. 소리로도 정이 드는 산개울 가에 내려 낮달 쉬엄쉬엄 말없이 흘려보내는 우리 맘 젖은 물속엔 단풍물이 드는 갑더라. 빗질한 하늘을 이고 새로 맑은 뜰에 서보면 감처.. 감동시 2011.09.14
능금 능금 그는 그리움에 산다 그리움은 익어서 스스로도 견디기 어려운 빛깔이 되고 향기가 된다. 그리움은 마침내 스스로의 무게로 떨어져온다. 떨어져와서 우리들 손바닥에 눈부신 축제의 비할 바 없이 그윽한 여운을 새긴다.. 이미 가버린 그날과 아직 오지 않은 그날에 머무른 이 아쉬운 자리에는 시.. 감동시 2011.09.09
눈부처-사랑하는이의 눈동자 속에 내 있으리 눈부처 내 그대 그리운 눈부처 되리 그대 눈동자 푸른 하늘가 잎새들 지고 산새들 잠든 그대 눈동자 들길 밖으로 내 그대 일평생 눈부처 되리 그대는 이 세상 그 누구의 곁에도 있지 못하고 오늘도 마음의 길을 걸으며 슬퍼하노니 그대 눈동자 어두운 골목 바람이 불고 저녁별 뜰 때 내 그.. 감동시 2011.09.09
눈-성찰,반성 눈 바람소리 더 잘 들으려고 눈을 감는다 어둠 속을 더 잘 보려고 눈을 감는다 눈은 얼마나 많이 보아버렸는가 사는 것에 대해 말하려다 눈을 감는다 사람인 것에 대하여 말하려다 눈을 감는다 눈은 얼마나 많이 잘못 보아버렸는가 시 : 천양희 지음 감동시 2011.09.09
놀 놀 이 세상에 저물지 않는 것이 어디 있으랴 살아있는 날들은 무엇을 증오하고 무엇을 사랑하랴 나도 언젠가는 서산머리 불타는 놀 속에 영혼을 눕히리니 가슴에 못다한 말들이 남아있어 더러는 저녁 강에 잘디잔 물비늘로 되살아나서 안타까이 그대 이름 불러도 알지 못하리 걸음마다 이별이 기다리.. 감동시 2011.09.09
너를 위하여 너를 위하여 나의 밤 기도는 길고 한 가지 말만 되풀이한다. 가만히 눈를 뜨는 건 믿을 수 없을 만치의 축원 갓 피어난 빛으로만 속속들이 채워 넘친 환한 영혼의 내 사람아. 쓸쓸히 검은 머리 풀고 누워도 이적지 못 가져본 너그러운 사랑. 너를 위하여 나 살거니 소중한 건 무엇이나 너에게 주마. 이미.. 감동시 2011.09.09
남천강 남천강 휘영청 달 맑은 밤에 댓잎이 달빛을 말끔히 쓸어 강물에 한 바지게 쳐다 붓네 보소. 저기 저 흰 나비의 너울거림 물이랑 넘는 저 여린 날갯짓 보소 넋 부림 강물도 방긋 반짝이잖나 동지섣달 꽃 본 듯이 보란 말일세 긴발톱할미새 오줌 누러간 바람에 외롭게 핀 들꽃도 보란 말일세 누가 알기나 .. 감동시 2011.09.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