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이 가면-비바람 몰아치는 밤, 옛사랑 세월이 가면 지금 그 사람의 이름은 잊었지만 그의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어 바람이 불고 비가 올 때도 나는 저 유리창 밖 가로등 그늘의 밤을 잊지 못하지 사랑은 가고 과거는 남는 것 어름날의 호숫가 가을의 공원 그 벤치 위에 나뭇잎은 떨어지고 나뭇잎은 흙이 되고 나뭇잎에 덮.. 감동시 2011.09.15
섬진강3 섬진강3 그대 정들었으리 지는 해 바라보며 반짝이는 잔물결이 한없이 밀려와 그대 앞에 또 강 건너 물가에 깊이 깊이 잦아지니 그대, 그대 모르게 물 깊은 곳에 정들었으리. 풀꽃이 피고 어느새 또 지고 풀씨도 지고 그 위에 서리 하얗게 내린 풀잎에 마음 기대며 그대 언제나 여기까지 와 섰으니 그만.. 감동시 2011.09.15
선운사에서 선운사에서 꽃이 피는 건 힘들어도 지는 건 잠깐이더군 골고루 쳐다볼 틈 없이 님 한 번 생각할 틈 없이 아주 잠깐이더군 그대가 처음 내 속에 피어날 때처럼 잊는 것 또한 그렇게 순간이면 좋겠네 멀리서 웃는 그대여 산 넘어 가는 그대여 꽃이 지는 건 쉬워도 잊는 건 한참이더군 영영 한참이더군 시 .. 감동시 2011.09.15
상한 영혼을 위하여 상한 영혼을 위하여 상한 갈대라도 하늘 아래선 한 계절 넉넉히 흔들리거니 뿌리 깊으면야 밑둥 잘리어도 새순은 돋거니 충분히 흔들리자 상한 영혼이여 충분히 흔들리며 고통에게로 가자 뿌리 없이 흔들리는 부평초 잎이라도 물 고이면 꽃은 피거니 이 세상 어디서나 개울은 흐르고 이 세상 어디서.. 감동시 2011.09.14
산중문답-산에 사는 삶의 즐거움 산중문답(山中問答) 왜 푸른 산중에 사느냐고 물어봐도 대답 없이 웃으니 마음 절로 한가롭다. 복사꽃 띄운 물 아득히 흘러가니 인간세상이 아닌 별천지에 있다네. 問余何事棲碧山 笑而不答心自閑 桃花流水杳然去 別有天地非人間 시 : 이백 지음 감동시 2011.09.14
산사야음-가을밤 산사의 정경 山寺夜吟 우수수 잎 지는 소리 빗소리로 잘못 듣고 “스님, 밖을 좀 보구려. 비가 오나 본데“. 스님이 내다보고 웃으며 하는 말이 “시냇가 나뭇가지에 달이 환히 걸린 걸요.“ 蕭蕭落木聲(소소낙목성) 맑은 대쑥 소 錯認爲疎雨(착인위소우) 呼僧出門看(호승출문간) 月掛溪南樹(월괘계남.. 감동시 2011.09.14
사람이 풍경으로 피어나 사람이 풍경으로 피어나 사람이 풍경으로 피어날 때가 있다 앉아 있거나 차를 마시거나 잡담으로 시간에 이스트를 넣거나 그 어떤 때거나 사람이 풍경으로 피어날 때가 있다 그게 저 혼자 피는 풍경인지 내가 그리는 풍경인지 그건 잘 모르겠지만 사람이 풍경일 때처럼 행복한 때는 없다 시 : 정현종 .. 감동시 2011.09.14
보름달-4월 달밝은 밤의 서정 보름달 매우 고맙습니다 당신의 환한 얼굴 보여주시니 잔잔한 시냇물도 보이고 새로 돋은 연둣빛 풀잎도 사월 바람에 우우 물가로 몰려나옵니다 은은한 당신의 저고리 같은 마음으로 하옇게 물든 싸리꽃도 피겠습니다 달의 향내 흩뿌려진 꽃그늘 아래 아무래도 오늘밤 진달래술 한 잔마.. 감동시 2011.09.14
별 별 즐거운 날 밤에는 한 개도 없더니 한 개도 없더니 마음 슬픈 밤에는 하늘 가득 별이다. 수만 개일까, 수십만 갤까 울고 싶은 밤에는 가슴에도 별이다. 온 세상이 별이다. 시 : 공재동 지음 감동시 2011.09.14
벚꽃 그늘에 앉아보렴 벚꽃 그늘에 앉아보렴 벚꽃 그늘 아래 잠시 생애를 벗어 놓아보렴 입던 옷 신던 신발 벗어놓고 누구의 아비 누구의 남편도 벗어놓고 햇살처럼 쨍쨍한 맨몸으로 앉아보렴 직업도 이름도 벗어놓고 본적도 주소도 벗어놓고 구름처럼 하이얗게 벚꽃 그늘에 앉아보렴 그러면 늘 무겁고 불편한 오늘과 저당.. 감동시 2011.09.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