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시 신년시 흰 구름 뜨고 바람 부는 맑은 겨울 찬 하늘 그 무한을 우러러 보며 서 있는 대지의 나무들처럼 오는 새해에는 너와 나, 우리에게 그렇게 꿈으로 가득하여라 한 해가 가고 한 해가 오는 영원한 일월의 영원한 이 회전 속에서 너와나, 우리는 약속된 여로를 동행하는 유한한 생명 오.. 감동시 2018.01.15
할머니와 감나무 할머니와 감나무 할머니가 냇둑에 앉아 개울물을 보고 있습니다 흐르다가 언젠가 멎을 뭇 것 생각 편안히 구비집니다. 늙은 감나무 하나 할머니 생각을 짚고 서서 흘러가는 가을 강을 보고 있습니다 버리면서 새 것을 얻듯 멈춤을 통해 새로운 흐름을 갖게 된다며 그림자 길게 누입니다 .. 감동시 2017.09.10
중년의 가슴에 7월이 오면 중년의 가슴에 7월이 오면 탓하지 마라 바람이 있기에 꽃이 피고 꽃이 져야 열매가 있거늘 떨어진 꽃잎 주워들고 울지 마라 저 숲 저 푸른 숲에 고요히 앉은 한 마리 새야 부디 울지 마라 인생이란 희극도 비극도 아닌 것을 산다는 것은 그 어떤 이유도 없음이야 세상이 내게 들려준 이야기.. 감동시 2017.09.10
오늘 하루도 선물입니다 오늘 하루도 선물입니다 늘 반복되는 지루한 일상이지만 마음과 생각이 통하여 작은 것에도 웃음을 나눌 수 있는 소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으니 오늘 하루도 선물입니다. 늘 실수로 이어지는 날들이지만 믿음과 애정이 가득하여 어떤 일에도 변함없이 나를 지켜봐주는 가족이 있으니 .. 감동시 2017.09.10
억새꽃 억새꽃 억새가 운다 무리 지어 운다 하얀 수염 같은 흰머리 풀어헤치고 바람에 흔들려 버석거리며 여름내 잡풀 속에서 땡볕에 자라 가을에야 꽃이 터진 억새가 운다 국화 향기 진동하는 계절에 가슴 한구석 바늘로 찌르는 듯 알싸한 회한이 느껴지도록 스치는 바람에 일렁이며 산과 들에.. 감동시 2017.09.10
설악을 가며 설악을 가며 수렴동 대피소 구석에 꼬부려 잠을 자다가 밤중에 깨어보니 내가 아무것도 덮지 않았구나 걷어찬 홑이불처럼 물소리가 발치에 널려 있다 그걸 끌어당겨 덮고 더 자다가 선잠에 일어난다 먼저 깬 산봉 사이로 비치는 햇살에 쫓겨서 옷자락 하얀 안개가 나무 사이로 달아난다 .. 감동시 2017.09.10
산으로 간다는 것은 산으로 간다는 것은 산으로 간다는 것은 우리는 우리가 한때 나무였고 한때 물이었기 때문입니다. 산으로 간다는 것은 우리는 우리가 풀과 바람과 돌과 함께 그곳에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산으로 간다는 것은 우리는 우리가 그 곳으로부터 왔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산으로 간다는 것.. 감동시 2017.09.10
7월은 치자꽃 향기 속에 7월은 치자꽃 향기 속에 7월은 나에게 치자꽃 향기를 들고 옵니다 하얗게 피었다가 질 때는 고요히 노란 빛으로 떨어지는 꽃 꽃은 지면서도 울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아무도 모르게 눈물 흘리는 것일 테지요 세상에 살아 있는 동안 만나는 모든 사람들을 꽃을 만나듯이 대할 수 .. 감동시 2017.09.09
6월 6월 6월은 녹색 분말을 뿌리며 하늘 날개를 타고 왔으니 맑은 아침 뜰 앞에 날아와 앉은 산새 한 마리 낭랑한 목소리 신록에 젖었다 허공으로 날개치듯 뿜어 올리는 분수 풀잎에 맺힌 물방울에서도 6월의 하늘을 본다 신록은 꽃보다 아름다워라 마음에 하늘을 담고 푸름의 파도를 걷는다 .. 감동시 2017.09.09
산수유 산수유 산 너머 산동면에 산수유가 핀다기에 서둘러 나섰더니 산수유 꽃 다 지고 처자만 웃고 섰네 그 웃음 그 눈빛 별꽃처럼 하 좋아서 이듬해 다시 가니 처자는 간 데 없고 산수유 열매마다 처자가 깨문 자국 주름진 얼굴에 시큼 달큼 남아 있네 시 : 유응교 작 감동시 2017.03.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