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천하무난사(勤天下無難事)
여러분과 처음 상면하던 날 그 날 아침 나를 향하던 여러분들의 영롱한 눈동자를 나는 지금도 잊지 못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만남과 인연에 대한 기대감과 설렘으로 빛나던 눈동자와 맑은 웃음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그 때가 엊그제인데 그 사이 세월은 유수 같이 흘러 어느덧 2000년 새 세기를 목전에 둔 세모를 맞게 되었습니다. 20세기의 마지막 해를 사제 간으로 함께 했다는 사실은 나와 여러분에게 큰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우리의 인연은 예사로운 게 아닌가 봅니다.
그간 동고동락한 일상들을 기록으로 남기며 지난 일상을 반추해 보고, 자아성찰의 시간을 갖는다는 것은 정말 뜻 깊은 일일 것입니다.
학창시절은 인생에 있어 가장 아름다운 시절이며 미래를 결정짓는 중요한 성장기라고 생각합니다. 나이를 먹어 갈수록 더욱 그리워지는 추억의 세계입니다. 세월이 한참 흐른 먼 훗날 이 문집을 우연히 읽는다면 여러분은 아마 틀림없이 젊은날의 자신의 모습을 보고 깊은 감회와 추억에 빠져들 것입니다.
삼삼오오 옹기종기 모여 머리를 맞대고 의논하고 고민하며 ‘학창 1999’를 만들어 가는 여러분의 모습은 정말 자랑스럽고 아름다운 모습이었습니다.
‘학창 1999’의 발간을 진심으로 축하하고 기뻐하며, 그리고 오늘의 성실한 일상과 부단한 노력이 새 천년의 시작인 2000년을 맞아 화려하게 꽃피어지길 기대하면서 한 가지 당부의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인생의 목표를 세우고 최선을 다하는 삶의 자세가 필요합니다. 목표와 비전이 없는 삶은 무기력하고 무절제하고 방황하는 타락과 퇴보의 일생으로 전락합니다. 목표가 있을 때 노력하게 되고 그 결과 발전하게 됩니다.
신은 인간에게 균등하게 시간을 주셨습니다. 그러나 주어진 시간은 그렇게 길지 않습니다. 흐르는 물처럼 빠르게 가버리는 것입니다.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인생의 결과는 엄청나게 달라집니다. 운명은 타고난다고 했지만 자신의 노력에 의해서 얼마든지 바꿀 수 있는 것입니다. 최선을 다해 노력하여 목표를 이루려 애써야 합니다. ‘부지런하면 천하에 어려움이 없다(勤天下無難事)’라는 말을 가슴 깊이 새겨 봅시다.
‘젊었을 때 부지런히 배우지 않으면 늙어서 뉘우친다(少不勤學老後悔)’란 말을 명심합시다.
1999. 12. jb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