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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행 야간 열차
역사(驛舍)엔 20대 훈련병이
객차 안에는 50대 아저씨가
창 하나 사이
시간은 어언 30년 전으로 흐른다
까까머리 중학생
처음 서울 가던 날
광장에서 뜬 눈으로 밤새우며
새 가슴 태우던 새벽녘
청량리 철로변
돈키호테 아버지의 큰소리
“오징어 있습니다. 땅콩 있어요”
역무원은 녹음기처럼 지나고
주정뱅이는 곤드레 만드레
열차는 밤새도록 어둠 속 달리고
사내는 30년 추억으로 간다
2003. 10.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