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시

체념

雲舟미카엘 2017. 3. 25.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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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념

 

 

봄 안개 자옥히 나린

밤거리 가등(街燈)은 서러워 서러워

 

깊은 설움을 눈물처럼 머금었다

마음을 앓는 너의 아스라한 눈동자는

빛나는 웃음보다 아름다워라

 

몰려가고 오는 사람 구름처럼 흐르고

청춘도 노래도 바람처럼 흐르고

 

오로지 먼 하늘가로 귀 기울이는 응시(凝視)

혼자 정열의 등불을 달굴 뿐

 

내 너 그림자 앞에 서노니 먼 사람아

우리는 진정 비수(悲愁)에 사는 운명

다채로운 행복을 삼가고

 

견디기보다 큰 괴롬이면

멀리 깊은 산 구름 속에 들어가

 

몰래 피었다 떨어지는 꽃잎을 주워

싸늘한 입술을 맞추어보자

 

: 김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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