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시
가을 길을 걸으며
하늘은 더없이 청명하였고
깃털 같은 구름 몇 점이
나무 가지에 걸쳐 있었네
다람쥐가 도토리를 쏠다가
놀라 도망치더니
가랑잎에 숨어 엿보았네
꽃길을 걸었네
코스모스의 분내가
벌 나비와 나도 초대해 주었네
저물어 가는 생의 길목에서
잘 살았노라고 감사하며
행복하였네 한없이 행복하였네
시 : 유연식 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