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시

담쟁이-절망의 극복, 포기는 없다

雲舟미카엘 2011. 8. 21. 16:06
728x90

담쟁이

 

 

저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그 때

담쟁이는 말 없이 그 벽을 오른다

 

물 한 방울 없고

씨앗 한 톨 살아남을 수 없는

저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 때

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간다

 

한 뼘이라도 꼭 여럿이 함께 손을 잡고 올라간다

푸르게 절망을 다 덮을 때까지

바로 그 절망을 잡고 놓지 않는다

 

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

담쟁이 잎 하나는

담쟁이 잎 수천 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

 

시 : 도종환 지음

'감동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위  (0) 2011.09.08
9월이 오면-9월의 강변 서정  (0) 2011.09.08
6월의 강가에는  (0) 2011.09.08
모든 순간이 꽃봉오리인 것을  (0) 2011.08.21
사랑은 그렇게 오더이다  (0) 2011.07.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