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시

봄의 줄탁-봄. 개화

雲舟미카엘 2011. 9. 30. 15:40
728x90

봄의 줄탁

 

 

모과나무 꽃순이 나무껍질을 열고 나오려고

속에서 입술을 옴질옴질 거리는 걸 바라보다

봄이 따뜻한 부리로 톡톡 쪼며 지나간다

봄의 줄탁

금이 간 봉오리마다 좁쌀알만한 몸을 내미는 꽃들 

앵두나무 자두나무 산벚나무 꽃들

몸을 비틀며 알에서 깨어 나오는 걸 바라본다

내일은 부활절

 

시골 교회 낡은 자주색 지붕 위에 세워진 십자가에

저녁 햇살이 몸을 풀고 앉아 하루 종일 자기가 일한 것을 내려다보고 있다.

 

시 : 도종환 지음

'감동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린이 놀이터  (0) 2011.10.04
빈 교실  (0) 2011.10.04
내가 사랑하는 당신은-친구나연인에게  (0) 2011.09.30
그리운 강  (0) 2011.09.30
산경  (0) 2011.09.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