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시

아름다운 시절4

雲舟미카엘 2011. 9. 15.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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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시절4

 

-고무신-

 

 

벌써 며칠 전부터

바닥이 닳은 고무신에서 물이 올라왔다.

가난한 어머니는

내가 말하지 않아도 잘 알고 계셨다.

 

“정홍아, 고무신이 다 닳았구나”.

“예, 어머니. 고무신 한 켤레 사야겠어요”.

"바닥을 보니 조금 더 신어도 되겠는데.....“.

“비오는 날이면 물이 자꾸 들어와서

신을 수가 없어요“.

“옆집에 사는 순재 말 들어보니

고무신에 물이 자꾸 들어오면,

들어오는 반대쪽에 구멍을 하나 내면

물이 잘 빠져나간다더구나“.

“예?”

 

나는 어머니 말씀대로

고무신에 구멍을 냈다.

그리고 긴 여름이 지나갔다.

그리고 사십 년이 후딱 지나갔다.

 

시 : 서정홍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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