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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금
그는 그리움에 산다
그리움은 익어서
스스로도 견디기 어려운
빛깔이 되고 향기가 된다.
그리움은 마침내
스스로의 무게로
떨어져온다.
떨어져와서 우리들 손바닥에
눈부신 축제의
비할 바 없이 그윽한
여운을 새긴다..
이미 가버린 그날과
아직 오지 않은 그날에 머무른
이 아쉬운 자리에는
시시각각의 그의 충실만이
익어간다.
보라
높고 맑은 곳에서
가을이 그에게
한결같은 애무의
눈짓을 보낸다.
놓칠 듯 놓칠 듯 숨가쁘게
그의 꽃다운 미소를 따라가면은
세월도 알 수 없는 거기
푸르게만 고인
깊고 넓은 감정의 바다가 있다.
우리들 두 눈에
그윽이 물결치는
시작도 끝도 없는
바다가 있다.
시 : 김춘수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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