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논산 대둔산 수락계곡 단풍 트레킹
일시 : 2020년 11월 3일
코스 : 수락계곡매표소-승전탑-선녀폭포-수락폭포-군지구름다리
수락계곡은 충남 논산시 벌곡면 대둔산도립공원 내에 있는 청정 계곡으로 수락폭포, 선녀폭포, 비선폭포 등 여러 개의 폭포가 있어 가을이면 울긋불긋 물든 단풍과 푸른 소나무가 기암괴석과 어울려 황홀한 빛깔의 장관을 이룬다. 대둔산 정상으로 가는 등산객들을 위해 60도 경사의 가파른 220개 철계단을 암벽 사이에 설치해 구름다리와 함께 아찔한 스릴과 형용할 수 없는 비경을 선물한다.
10시 15분 수락계곡 매표소 주차장을 출발한다. 주차장 이용료는 받지 않는다. 대둔산수락캠핑장 역내로 들어선다. 우측이 캠핑장이다. 차도를 따라 직진한다. 들머리 가로변에 가로수가 모두 단풍나무다. 붉게 물들어 자태를 뽐낸다. 사진을 찍지 않을 수 없게 한다. 나뭇가지에도 길바닥에도 무수히 단풍이다. 핏빛이랄까 붉은 단풍이 탐방로에 줄지어섰다.
승전교를 건너 직진한다. 간밤 내린 비로 낙엽이 무수히 졌다. 촉촉이 젖은 단풍든 잎들이 화려한 색으로 길을 장식한다. 발길에 체이는 낙엽이 바스락바스락 속삭인다. 인생 잘 살으라고.
승전탑을 지나 수락폭포를 향한다. 10시 48분 선녀폭포에 당도 한다. 탐방로 정비를 잘했다. 데크길이다. 석천암 갈림길에서 마천대 방향으로 간다. 계곡 한쪽에 바짝 붙여 설치한 탐방로는 계곡의 풍치를 맘껏 즐기도록 했다. 편안하고 쉽게 감상하며 걷도록 했다.
명산이라 그런가 주중 아침인대도 탐방객들이 의외로 많다, 고깔바위에 도착한다. 이어서 11시10분 수락폭포에 도착한다. 가뭄 끝이라 수량이 부족한 폭포는 초라한 모습이다. 폭포 곁 우뚝한 암봉을 오르는 급경사 계단을 계속 오른다. 숨이 턱에 차고 다리가 후덜덜 떨린다.
오를수록 절경이 펼쳐진다. 수고로움에 비례하여 산은 감추어놓은 비경을 보여준다. 구름다리를 건너보고 되돌아 하산한다. 석천암 갈림길에서 이정표를 보고 석천암으로 향한다. 계속 돌길 오르막이다. 힘 드는 길이다. 이미 접어든 길이라 포기하려니 망설여진다. 내친김에 계속 간다. 독수리봉 푯말을 지난다. 대형카메라를 멘 중년의 하산객을 만난다. 조금만 더 가면 된단다. 격려의 말이다. 힘을 내본다.
삶을 마감한 낙엽이 지천이다. 죽음 이후의 육신은 낙엽만큼이나 허무한 것인가 오르막길 내내 낙엽이 켜켜이 쌓였다. 마침내 1시 50분 석천암에 당도한다. 출입금지 팻말이 붙었다. 탐방객 출입금지란다.
헛수고 했다. 하지만 간 것만큼은 새로운 길을 가본 것이다. 그러고 보면 삶에 헛수고는 없는 것 아닌가 생각된다. 왔던 길 되돌아나간다. 되돌아 걷는 길은 한결 여유롭다. 아름다움이 눈에 보이고 보이지 않던 것이 보이고 여유를 갖고 즐길 수 있어 좋다. 하산 길은 원근 산 구석구석, 하늘의 구름도 눈에 띄는데 등산길은 오르막 돌길, 고갯마루, 고산준봉만이 기다려 즐거움보다는 고행 그 자체이다.
하산 길에서 인생을 깨친다. 노년의 삶은 하산 길 같으리 살아온 지난날 놓쳤던 것들이 하나하나 보이기 시작한다. 관조의 눈이 뜨이게 된다. 늙어야 철이 드는가 보다. 아쉽다. 이것이 범부의 한계일런가.
등산길 지나쳤던 승전탑을 둘러본다. 가파른 돌계단 위 승전탑이 보이기 시작한다. 파아란 하늘 흰구름 둥실 지난다. 이등변삼각형이 하늘로 향한 조국수호 충혼탑이다.
한국전쟁 때 대둔산 일대에서 공산군 토벌작전 중에 전사한 경찰관, 애국청년들을 기리기 위해 건립한 것이다.
두 손 모아 탑 앞에 서 순국 영령들께 참배하며 명복을 빈다.
골짜기 곳곳 토치카와 참호
산봉우리 마다 높이 솟은 원두막 초소
원근을 출몰하며 학살과 약탈을 자행하는
6년간의 피어린 격전지에서
총성은 자유를 울부짖고
조국은 신음하며 젊은이를 부를 때
경찰관, 의용경찰, 애국청년
불타는 횃불처럼 청춘을 던졌네
호국영령으로 산화한 1,376명
그 피로써 세계 속의 한국은 일어섰네
진달래 철쭉꽃 어지러히 피어나는 산 속에
임의 용기는 불패의 손길이 되어
영원히 꺼지지 않는 성화로 빛나리
조국의 밤 하늘을 비추는 별로 계시리
-조남익님의 순국영령들의 기리며 올린 시 ‘불타는 햇불’ 중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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