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순천 송광사 관광
일시 : 2017년 3월 25일
조계산은 고색창연한 대사찰과 울창한 숲의 정취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좋은 산이다. 산의 동쪽과 서쪽 자락에 천년고찰 선암사와 송광사를 품고 있는데 특히 절을 누비며 산으로 드는 숲길이 아름답다. 두 절을 이어주는 굴목재는 숲이 그윽하고 길이 험하지 않아 자연의 멋과 사색을 깊이 할 수 있는 치와 명상의 아름다운 길이다.
이근배 시인의 시 ‘송광사(松廣寺)에 와서’를 감상해 본다.
Ⅰ.
아직도 흐르고 있느냐
조계산이 온몸으로 끌어안던
밤의 살냄새를 다 씻지 못하고
물소리는 제대로 치닫고만 있느냐
피가 비칠세라
뼈가 드러날세라
사랑은 숨죽여 안개 속에 묻히더니
그 입덧은 자꾸 기어나와
국사전(國師殿) 뒤뜰에 부스럼 같은
相思花로 피어났구나
Ⅱ.
눈에 보이는 것은
본래는 없는 것이라고 하는데
이름이야 열 번 백 번
바뀐들 어떠랴
산에 오면 나도
산이 되어야 할텐데
감로탑(甘露塔) 앞에 서면 나도
머리 깍은 돌이 되어야 할텐데
왜 내겐 물소리뿐이지
저 삐쭉삐쭉한 相思花들이
내 잃어버린 사랑으로 보이지
왜 나는 물소리가 되지 못하지
헛것들에게 갇혀서
돌아가는 길을 잃고 있지.
- 중앙일보 91. 10. 6 「詩가 있는 國土紀行」연재.
순천 사람 우정연 시인이 ‘송광사 가는 길’이라는 시를 썼다. 송광사 가는 길은 따가운 햇살도 있고 엿가락처럼 휘어진 길고 긴 산길이다. 엿가락처럼 늘어난 휘어진 산길을 가을 햇살이 힘껏 끌어당기고 있다고 한다. 꼬불꼬불 휘돌고 감도는 산길과 따가운 가을 햇살을 팽팽한 활과 시위로 보았다. 이런 상황을 참새 떼가 옮겨 다니며 긴장을 줄어준다. 주암호는 묵언정진 중이라고 의인화한다. 송광사 가는 길이 이렇게 만만찮고 아득하다고 느낀다. 속세의 삶이 호락호락하지 만도 않고 평탄하지 않다는 것을 체득했으리라. 이렇게 가도 가도 아득한 길이 어쩌면 인생길, 진리의 길일 것이리라.
송광사 가는 길
우정연
가을 햇살이 엿가락처럼 늘어나
휘어진 산길을 힘껏 끌어당긴다
늘어날 대로 늘어난 팽팽한 틈새에서
저러다 탁, 부러지면 어쩌나
더 이상 갈 길을 못 찾고 조마조마하던 차에
들녘을 알짱대던 참새 떼가 그걸 눈치챘는지
익어가는 벼와 벼 사이를 옮겨 다니며
햇살의 시위를 조금씩 느슨하게 풀어주고 있다
비워야 할 일도 채워야 할 일도 없다는 듯
묵언정진 중인 주암호를 끼고
한 시절이 뜨겁고 긴 송광사 가는 길
참, 아득하기만 하다
[출처] 한결추천시메일-3439 (우정연 作 /송광사 가는 길)|작성자 한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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