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시

오월의 느티나무

雲舟미카엘 2016. 7. 4.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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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의 느티나무

 

 

어느 비밀한 세상의 소식을

누설하는 중인가

더듬더듬 이 세상 첫 소감을 발음하는

연초록의 저 연초록 입술들

아마도 이 지상의 빛깔은 아니어서

저 빛깔을 사랑이라 부르지 않는다면

초록의 그늘 아래

그 빛깔에 취해선 순한 짐승처럼 설레는 것을

어떻게 다 설명한다냐

바람은 살랑 일어서

햇살에 부신 저 푸른 발음기호들을

그리움으로 읽지 않는다면

내 아득히 스물로 돌아가

옆에 앉은 여자의 손을 은근히 쥐어보고 싶은

이 푸르른 두근거림을 무엇이라고 한다냐

정녕 이승의 빛깔은 아니게 피어나는

5월의 느티나무 초록에 젖어

어느 먼 시절의 가갸거겨를 다시 배우느니

어느새

중년의 아내도 새라 새로워져서

오늘이 첫날이겠네 첫날밤이겠네

 

: 복효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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