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시

雲舟미카엘 2014. 3. 7. 14:39
728x90

 

 

비록 우리가 몇 가지 가진 것 없어도

바람 한 점 없이

지는 나무 잎새의 모습을 바라볼 일이다

또한 바람이 일어나서

흐득흐득 지는 잎새의 소리를 들을 일이다

우리가 기역니은 아는 것 없어도

물이 왔다 가는

저 오랜 고군산 썰물 때에

남아 있을 일이다

젊은 아내여

여기서 사는 동안

우리가 무엇을 다 가지겠는가

또 무엇을 생이지지(生而知之)

안다 하겠는가

잎새 나서 지고 물도 차면 기우므로

우리도 그것들이 우리 따르듯 따라서

무정한 것 아닌 몸으로 살다갈 일이다

 

고은 지음

'감동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새벽 향일암  (0) 2014.03.07
  (0) 2014.03.07
바닷가에서 주운 이야기  (0) 2014.03.07
바다 갤러리  (0) 2014.03.07
미친 놈  (0) 2014.03.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