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남도

창원숲속나들이길3코스 트레킹

雲舟미카엘 2020. 7. 31.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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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숲속나들이길 3코스 트레킹

 

일시 : 2020년 7월 31일(금)

 

코스 : 비음산한우관-고산쉼터-창원축구센터 위-대방체육공원 위 갈림길-대암산약수터-대방나들목

 

1시 44분 들머리 비음산한우관 앞 공영주차장에 주차하고 트레킹을 시작한다. 고산농장, 하얀농장을 지난다. 국도 25호선 밑을 지난다.
긴 장마 끝 맑게 갠 날이다. 햇볕이 아주 강하고 습도가 높은 날씨다. 예초기로 풀 베는 소리가 지척에서 들린다. 운동 기구가 비치된 쉼터를 지나자 구름다릴 건넌다.
매미가 요란하게 운다. 장맛비 물러나니 순식간에 때지어 나타났다. 너무 오래 기다렸다는 듯이 맹렬히 운다. 뭉게구름 파란 하늘 배경으로 제 맘대로 재주 부려 변신을 거듭한다.
시내를 뒤로 하고 완만한 오르막길을 오른다. 다람쥐 한 마리 나타났다. 가지 위를 평지 가듯 날래다. 뭐 맛있는 걸 주려나 하고 나타났다. 미안하다 아가야 무심한 나그네 줄 것이 없구나!
숲 건너편 계곡에 물소리 요란하다. 간밤의 많은 비로 물이 세차게 흐른다. 2시 18분 고산 쉼터에 당도한다. 쉼터 운동 기구 곁에서 김달진 시인의 시 ‘체념’을 읽는다.

 

봄 안개 자옥히 나린
밤거리 가등(街燈)은 서러워 서러워


깊은 설움을 눈물처럼 머금었다

마음을 앓는 너의 아스라한 눈동자는
빛나는 웃음보다 아름다워라

 

몰려가고 오는 사람 구름처럼 흐르고
청춘도 노래도 바람처럼 흐르고

 

오로지 먼 하늘가로 귀 기울이는 응시
혼자 정열의 등불을 달굴 뿐

 

내 너 그림자 앞에 서노니 먼 사람아
우리는 진정 비수(悲愁)에 사는 운명
다채로운 행복을 삼가고

 

견디기보다 큰 괴롬이면
멀리 깊은 산 구름 속에 들어가

 

몰래 피었다 떨어지는 꽃잎을 주워
싸늘한 입술을 맞추어 보자

 

시상이 너무 슬프고 아름답다
어쩜 이토록 곱게 적절한 정경을 포착해 슬픔을 표현해 냈는지...
괴로움이 얼마나 컸기에 우리는 진정 비수에 사는 운명이라 했는가
견디기보다 더 큰 괴롬이라 했을까

 

물 한 모금 마시고 걸음을 옮긴다. 대암산 약수터 방향으로 간다. 장맛비 지난 길은 깨끗이 씻겨 먼지 하나 없다. 우측 산 아래 창원 시가지가 보인다. 아파트 숲이다. 그 너머는 빈터 하나 없는 산업단지다.
평상 쉼터를 지난다. 길 아래 숲속에 정사각형 나무 평상이 길손을 기다리고 있다. 오랜 비에 마를 날 없어 파란 이끼가 대신 자릴 차지하고 있다.
작은 계류를 건넌다. 물이 불어 물살이 제법 거세다. 길섶에 벤치, 평상들을 설치했다. 길은 평탄하고 키 큰 나무들이 그늘을 만들어 여름에도 걷기 좋은 길이다.
편백나무 그늘 좋은 길을 지난다. 창원FC 위 갈림길이다. 대암산약수터 2.5km 전방이다. 물소리가 나면 곧 개울이 나타난다. 어디선가 나비가 나타났다. 하얀 날개 파닥이며 접근한다. 이따금 지나는 길손이 반가웠나 보다. 어쩌면 전생에 인간이었는지 모를레라.
솟대를 지난다. 누군가 돌탑을 쌓고 작은 솟대를 꽂았다. 정성이 대단하다. 돌 하나 쌓고 솟대 하나 깎고 다듬어 정성 다해 바램을 기원했으리
대방체육공원 위를 지난다. 대암산약수터 1.5km 전방 지점이다.
물 좋은 계곡 곁 평상에 먼저 온 길손이 자리 잡고 담소를 나누고 있다. 더위를 피해 쉬기 좋은 장소다.
이후 한참을 가니 조망하기 좋은 정자쉼터를 만난다. 길 위 높은 곳에 자리하여 창원 전역 조망이 가능하다. 나그네 몇 앉거나 누워 편히 쉬고 있다.
길가 벤치에 앉아 천상병 시인의 시 ‘귀천’을 읽으며 발아래 시내를 조망한다.

4시 9분 대암산약수터에 도착한다. 약수터 옆 계곡의 물살은 세차다. 계류에 얼굴과 손을 씻고 약숫물 한잔하며 더위를 식힌다. 이어 도착한 내방객에게 쉼터 의자를 비워주며 대방나들목 방향으로 하산한다. 완만한 내리막길을 천천히 걷는다. 4시 30분 대방나들목 도착 트레킹을 종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