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1월
서릿발 차면 하얗게 부서지는
수정 얼음들의 찬란한 스러짐 위로
낯익은 눈빛의 그대가 왔다
거리 두리번거리며 골목 기웃대며
눈가루에 희망의 이스트 섞어
새로운 양식을 마련하는 우리들
불면의 머리 위로 첫눈처럼 다가왔다
까치 울음마다 한 땀 한 땀
세상 낡고 헐은 곳 기우며
뿌연 안개 헤치고 그대는 재림했다
안 보이는 찰나를 경계로
태양은 이미 어제의 태양이 아니고
사람은 벌써 지난 사람이 아니다
신의 형상을 본 떠 사람이 지은
열 두 궁궐 삼백 육십 다섯 칸
그 빈 칸 안에 우리들은
저마다의 소망과 기도를 쓴다
순백의 눈 맞이 걸음 꾹꾹 눌러 찍는다
시 : 주용일 작
'감동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6월에는 스스로 잊도록 하자 (0) | 2016.07.04 |
---|---|
2월-오세영 (0) | 2016.07.04 |
1월-오세영 (0) | 2016.07.04 |
1월에는-목필균 (0) | 2016.07.04 |
내 마음 고요히 고운 봄길 위에 (0) | 2016.03.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