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시

주막에서

雲舟미카엘 2011. 9. 15.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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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막에서

 

 

어디든 멀찌감치 통한다는

길옆

주막

 

수없는 입술이 닿은

이 빠진 낡은 사발에

나도 입술을 댄다

 

흡사

정처럼 옮아오는

막걸리 맛

 

여기

대대로 슬픈 노정이 집산하고

알맞은 자리,저만치

위엄있는 송덕비 위로

맵고도 쓴 시간이 흘러가고...

 

세월이여!

소금보다 짜다는

인생을 안주하여

주막을 나서면

노을비친 길은

가없이 길고 가늘더라만

 

내 입술이 닿은 사발에

누가 또한 닿으랴

이런 무렵에

 

시 : 김용호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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