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재산악회 몇몇 회원들과
장마철이라 일기가 고르지 못해 산행 대신 영주 일대 여행을 했다. 풍기에서 1박을 하고
영주시 문수면 수도리 마을을 찾았다.
경북영주 무섬마을
내성천 물길이 휘돌아 가는 물도리 동
강이 마을을 에둘러
섬처럼 물에 에워싸인
물 위에 뜬 연꽃 모양의 마을
물섬 마을
반남 박씨, 선성(예안) 김씨 집성촌
풍수학상으론 매화꽃 피는 梅花落地요
연꽃이 물 위에 떠 있는 蓮花浮水의 明堂터란다
강 허리 초라히 겨우 걸친
두 사람 지날 수 없는 고독한 외나무 다리
마주치는 자가 웬수가 아니고
외나무 다리가 웬수이려니
해마다 10월 무렵부턴 있다가 이듬해 5월 말부턴 종적을 감춘다나
장마철 오기전에 철거한다나
해우당 고택은 고종 때 의금부도사 지낸 해우당 김낙풍 집이고
인생은 짧아도 예술은 길다
흥선대원군 친필 ‘해우당’ 편액 걸렸네
만죽재 고택은 이 마을 입향시조 박 수 선생 집이란다
마을 곳곳을 느린 걸음으로 감상한다
쫒기지 않는 걸음으로 여유를 부려본다
느림의 미학을 실행해 본다
이 마을 김뢰진 고택은 동탁 조지훈 시인의 처갓집이다
무섬문화촌 한옥체험관 뜨락에서 조지훈 시비를 발견한다.
시비는 비를 맞고 있다
하염없이 여름비를 맞고 있다
비에 젖어 윤기나는 화강암 돌비석이 시인의 시를 더욱 빛나게 한다
나도 비를 맞으며 시를 읽는다
2011.7.10.
별리(別離)
푸른 기와 이끼 낀 지붕 너머로
나즉히 흰구름은 피었다 지고
두리기둥 난간에 반만 숨은 색시의
초록 저고리 당홍치마 자락에
말 없는 슬픔이 쌓여 오느니――
십리라 푸른 강물은 휘돌아가는데
밟고 간 자취는 바람이 밀어 가고
방울 소리만 아련히
끊질 듯 끊질 듯 고운 뫼아리
발 돋우고 눈 들어 아득한 연봉(連峰)을 바라보나
이미 어진 선비의 그림자는 없어……
자주 고름에 소리 없이 맺히는 이슬 방울
이제 임이 가시고 가을이 오면
원앙침(鴛鴦枕) 비인 자리를 무엇으로 가리울꼬
꾀꼬리 노래하던 실버들 가지
꺾어서 채찍 삼고 가옵신 님아……
무섬마을 진입 다리
무섬마을 앞 강변
무섬마을 헌장
무섬마을
무섬마을
해우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