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학산둘레길 밤밭고개 두척 구간 트레킹
일시 : 2016년 9월 14일(수) 친구 ‘宿雨’와 동반함
코스 : 11:16 밤밭고개 출발-서원곡- 16:46 두척경로당 도착. 거리 16.3km 5:30 소요.
무학산 둘레길을 걷다보면 아름다운 합포만, 마산의 바다를 한 눈에 바라볼 수 있는 전망 좋은 곳을 자주 만난다. 호수 같은 바다, 밝은 햇살에 비치는 은빛 찬란한 물결, 구름 위에 솟은 산봉우리 같기도 한, 물 위에 떠 있는 듯한 많은 섬들을 보게 된다.
이은상 시인은 이러한 아름다운 합포만 마산의 바다와 고향을 ‘가고파’로 노래했었다.
가고파
내 고향 남쪽 바다 그 파란 물 눈에 보이네
꿈엔들 잊으리요 그 잔잔한 고향 바다
지금도 그 물새들 날으리 가고파라 가고파
어릴 제 같이 놀던 그 동무들 그리워라
어디 간들 잊으리요 그 뛰놀던 고향 동무
오늘은 다 무얼하는고 보고파라 보고파
그 물새 그 동무들 고향에 다 있는데
나는 왜 어이타가 떠나 살 게 되었는고
온갖 것 다 뿌리치고 돌아갈까 돌아가
가서 한 데 얼려 옛날같이 살고 지고
내 마음 색동옷 입혀 웃고웃고 지내고저
그날 그 눈물 없던 때를 찾아가자 찾아가
또한 무학산 둘레길을 걷다보면 고운 최치원 선생의 시를 만나게 된다. 마산(현 창원시 마산합포구)에는 말년의 최치원 선생이 머물렀다는 월영대가 있다. 월영대는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해운동에 있다. 신라말 고운 최치원 선생이 무학산 자락 숲 끝에 집을 짓고 대를 쌓아 해변을 소요하기도 하며 제자들을 가르쳤다고 한다. 선생이 해인사로 들어가시기 전에 거처했던 곳으로 전해진다. 이후 고려 조선시대 안축, 정지상, 이황 등 수많은 선비들이 이곳을 순례하고 시를 남겼다고 한다.
월영대는 이렇듯 수많은 선비, 문인들이 고운선생을 흠모하여 찾아와 풍류를 즐기던 아름다운 바닷가의 전망대였던가 보다.
아득한 옛날 신라 때에는 지금보다 훨씬 더 아름다웠을 마산만을 상상하며 고운 선생이 남긴 시를 읽어본다.
海邊閑步(해변한보)
潮波靜退步登沙(조파정퇴보등사) 조수도 밀려간 모랫벌 걸어 오르니
落日山頭簇暮霞(낙일산두족모하) 해 지는 산머리에 저녁놀 피어난다
春色不應長腦我(춘색불응장뇌아) 봄빛이 오래오래 나를 괴롭히진 않겠으나
看看卽醉故園花(간간즉취고원화) 볼수록 취하는 고향 동산의 꽃이로다
시 : 최치원 작
石上矮松(석상왜송)
不材終得老煙霞(부재종득로연하) 재목이 못 되어 끝내 자연에서 늙는데
澗底何如在海涯(간저하여재해애) 골짝 아래이든 바닷가이든 어떠리오
日引暮陰齊島樹(일인모음제도수) 해는 저녁 그늘을 이끌어 섬 나무에 나란히 두고
風敲夜子落潮沙(풍고야자락조사) 바람은 밤의 씨앗 흔들어 물결 이는 모래밭에 떨구네
自能盤石根長固(자능반석근장고) 반석에 내린 뿌리도 스스로 오래도록 굳건하거늘
豈恨凌雲路尙賖(기한능운로상사) 어찌 세상 밖에 초탈하는 길이 아직 멀다 한탄하리오
莫訝低顔無所愧(막아저안무소괴) 부끄럼 없이 머리 숙였다 의심하지 말라
棟樑堪入晏嬰家(동량감입안영가) 동량이 되어 안영의 집안에 들게 되리라
시 : 최치원 작
퇴계선생이 훗날 고운 선생이 머물렀다는 마산 월영대를 찾아 고운 선생을 기리며 지은 시가 있다. 싯구에 의하면 옛날 월영대 주변 무학산 자락엔 노수 거목과 기암괴석이 바다에 연해 있는 그야말로 자연경관이 매우 아름다운 곳이었던가 보다.
퇴계선생은 고운선생이 머물렀다는 월영대를 찾아 합포만 아름다운 바다와 월영대 무학산 주변의 풍광을 감상하며 고운선생의 높은 덕을 추모했었다.
月影臺(월영대)
老樹奇巖碧海堧(노수기암벽해연) 늙은 나무 기이한 바위 푸른 바닷가에 있건만
孤雲遊跡總成烟(고운유적총성연) 고운이 놀던 자취는 연기처럼 사라졌네
只今唯有高臺月(지금유유고대월) 지금은 오직 높은 대에 달만 남아
留得精神向我傳(유득정신향아전) 선생의 정신 담아서 내게 전해주네
시 : 이황 작
역사는 반복되는가 보다 신라 말 그때나 21세기 지금이나 인간이 사는 세상은 비슷한가 보다. 권력과 재물에 대한 인간의 욕망은 변한 게 없는가 보다.
고운 선생은 재물과 권세에 대한 탐욕이 극에 달하여 그것을 얻기 위해서는 그 무엇도 꺼리지 않고 날뛰는 파렴치한 당시 사회상을 개탄하면서 각성할 것을 가르치고 있다.
마치 작금의 우리 위정자들 정치인들의 추태와 죄악을 비판하고 나무라는 듯하다. 연일 보도되고 있는 국정농단 사태를 보면서 신라 말의 시대상이나 지금의 우리나라 사정이나 유사하다는 생각도 해본다.
寓興(우흥)
願言扃利門(원언경리문) 원컨대 이욕의 문을 막아
不使損遺體(불사손유체) 부모께 받은 몸 상하게 하지 마라
爭柰探珠者(쟁내탐주자) 어찌하여 진주를 캐는 사람처럼 다투어
輕生入海底(경생입해저) 목숨 가벼이 여겨 바다 밑으로 드는가
身榮塵易染(신영진이염) 몸이 영화로우면 티끌에 물들기 쉽고
心垢非難洗(심구비난세) 마음의 때는 물로 씻기 어렵도다
澹泊誰與論(담박수여론) 담박한 삶의 맛을 누구와 의논하리오
世路嗜甘醴(세로기감례) 세상사람들 사는 법은 단 술만 즐기니
시 : 최치원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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