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 한시

還目魚(환목어)

雲舟미카엘 2012. 7. 12.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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還目魚(환목어)                   도로묵

 

 

有魚名曰目(유어명왈목)           목어라 부르는 물고기가 있었는데

海族題品卑(해족제품비)           해산물 가운데서 품질이 낮은 거라

膏腴不自潤(고유부자윤)           번지르르 기름진 고기도 아닌데다

形質本非奇(형질본비기)           그 모양새도 볼 만한 게 없었다네.

終然風味淡(종연풍미담)           그래도 씹어보면 그 맛이 담박하여

亦足佐冬釃(역족좌동시)           겨울철 술안주론 그런데로 괜찮았지.

國君昔播越(국군석파월)           전에 임금님이 난리 피해 오시어서

艱荒此海陲(간황차해수)           이 해변에서 고초를 겪으실 때

目也適登盤(목야적등반)           목어가 마침 수라상에 올라와서

頓頓療晩飢(돈돈료만기)           허기진 배를 든든하게 해 드렸지.

勅賜銀魚號(칙사은어호)           그러자 은어라 이름을 하사하고

永充壤奠儀(영충양전의)           길이 특산물로 바치게 하셨다네.

金輿旣旋反(금여기선반)           난리 끝나 임금님이 서울로 돌아온 뒤

玉饌競珍脂(옥찬경진비)           수라상에 진수성찬 서로들 뽐낼 적에

嗟汝厠其間(차여측기간)           불쌍한 이 고기도 그 사이에 끼었는데

詎敢當一匙(거감당일시)           맛보시는 은총을 한 번도 못 받았네.

削號還爲目(삭호환위목)           이름이 삭탈되어 도로 목어로 떨어져서

斯須忽如遺(사수홀여유)           순식간에 버린 물건 푸대접을 당했다네.

賢愚不在己(현우부재기)           잘나고 못난 것이 자기와는 상관없고

貴賤各乘時(귀천각승시)           귀하고 천한 것은 때에 따라 달라지지.

名稱是外飾(명칭시외식)           이름은 그저 겉치레에 불과한 것

委棄非汝疵(위기여비자)           버림을 받은 것이 그대 탓이 아니라네.

洋洋碧海底(양양벽해저)           넓고 넓은 저 푸른 바다 깊은 곳에

自適乃其宜(자적내기의)           유유자적하는 것이 그대 모습 아니겠나.

 

李植(이식;1584~16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