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북도

안동 도산서원

雲舟미카엘 2011. 8. 20.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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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산서원 현판

 

 

 

 

 

전교당

 

 

이황과 두향의 로맨스

 

降仙臺(강선대)에서의 화답시

 

靑山橫北郭(청산횡북곽)-푸른 산은 북쪽 밭 재를 둘러 있고,

白水繞東城(백수요동성)-맑은 물은 동쪽 성을 돌아가도다.

此地一爲別(차지일위별)-오늘밤 여기서 한번 헤어지면

孤逢萬里征(고봉만리정)-외로운 나그네 만리를 가리

-퇴계(退溪)-

 

浮雲遊子意(부운유자의)-떠가는 저 구름은 임의 마음이요,

落日故人情(락일고인정)-지는 이 해는 나의 정이 로다

揮手自玆去(휘수자자거)-손 흔들며 그대는 떠나가니

蕭蕭班馬鳴(소소반마명)-가는 말 울음소리 못내 서러워

-두향(杜香)-

 

 

이별이 하도 서러워 잔들고 슬피 울제

어느덧 술이 다하고 임마저 가는 구나

꽃지고 새우는 봄날을 어이할까 하노라

 

-두향-

 

 

기녀 두향

 

두향은 단양 기녀입니다

지금은 장회나루 건너 기슭에 옮겨 누워서

푸른 전설 남한강 흐르는 물 바라보고 있습니다

두향은 선생이 홀로 물가 거니실 때면

먼발치로 따르며 흠모했습니다

선생이 하늘길 가셨다는 풍문의 날

매화분 옆 그녀 가슴에도

단양 하늘에도 눈이 내렸습니다.

가능하면 나를 강선대 기슭에 묻어달라고

거문고 자락 밑에 글을 남기고

그녀는 몇 밤을 하현달이 이울도록

거문고 밤을 뜯었습니다.

님을 먼발치라도 따르며 바라보았던

짧은 세월 강물 위로 눈은 내리고 있었습니다

그녀는 눈보라 더욱 흰 그리움으로

흰 옷을 갈아 입었습니다

존경하는 마음 사랑하는 마음으로

상례를 치렀습니다

자국 눈 사이 돌밭 골라 디디며

강선대 지나고

강기슭 잔설 위를 걸었습니다

두 번 더 옥순봉 앞에서 넋을 놓다가

님 명복 빌고 빌었습니다

이튿날 눈 위에 쓰러진 그녀 곁에는

일심이란 문양석 하나도 누워 있었습니다

천 구백 팔십 삼년 햇살이 푸른 오월이었습니다

단양부터 물길은 흘러서 목벌리 돌밭

나는 검은 돌 속에 하얀 여인이

무릎 꿇어 앉은 형상에

두 손을 곱게 모은 문양석 한 점 만났습니다

흐르는 남한강 물에 곱게 씻어서

오월 햇살 섞어 품고 왔습니다.

 

시 : 김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