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기록장

프로가 되는 길

雲舟미카엘 2011. 9. 19.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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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가 되는 길

 

 

어느 날인가 집에서 좀 쉬느라 파출부 아주머니가 일하는 걸 지켜보게 되었다. 그런데 눈에 보이는 곳만 슬쩍슬쩍 닦는 아주머니의 얼굴엔 귀찮은 기색이 역력했다. 일을 어느 정도 끝냈을 때 나는 차를 두 잔 끓여 아주머니와 마주앉은 뒤 이런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아주머니는 밖에서 일하고 돌아온 가족들이 기분 좋게 쉴 수 있도록 집안을 깨끗하게 청소하는 일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시는 것 같네요. 이제부터는 일 하러 가실 때 장미꽃 한 송이를 준비해 보세요. 즐거운 표정으로 성실하게 일하고 게다가 그 집 가족을 위해 장미꽃 한 송이를 꽂아 두는 파출부 아주머니는 단연 돋보이게 될 겁니다. 그러다 보면 고정 고객이 생길 것이고 나중엔 용역회사를 통하지 않고 직접 연락을 받게 되어 아주머니가 사업을 할 수도 있을 겁니다. 이쯤 되면 인테리어 공부도 좀 해서 가구 위치나 커튼 색깔도 골라 주면서 고객 관리를 하면 더 좋겠지요. 그게 바로 프로입니다. 어떻습니까. 앞으로 프로 파출부 해 보실 생각 없으십니까?"

 

그 뒤 1년쯤 지난 어느 날 우리 집에 느닷없이 커다란 초콜릿 상자가 배달되었는데, 그 속에는 편지가 한 장 들어 있었다. "저는 1년 전에 부회장님 댁에 파출부로 일하러 다녔던 사람입니다. 그날 저는 그 말씀을 듣고 부끄럽기도 했지만 많은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그 다음날부터 프로 정신을 가지고 일하려고 노력했고 1년이 지난 지금은 파출부 아주머니 열두 사람을 직원으로 데리고 있는 사장이 되었습니다. 인사를 드려야 할 것 같아 조그만 선물을 보냅니다."

나는 흐뭇한 마음으로 그 초콜릿을 먹었다. 아주머니를 생각하니 그 맛이 한결 달콤하게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