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 화암약수 몰운대 트레킹
정선 화암약수 몰운대 트레킹
일시 : 2020년 10월 21일
코스 : 화암약수주차장-금강대-신선암-비선대-한치마을. 몰운대
화암약수는 1913년 경 정선군 동면 화암리 사람 문명무씨가 발견했다고 한다. 약숫물에 철분, 탄산수가 다량 함유되어 위장병, 피부병, 눈병 등에 특히 효험이 탁월하다고 한다. 정공채 시인이 화암약수를 기리는 시를 남겼다.
불로장생수
신선이 마시던
영험한 화암약수
오늘 와 우리도
고이 마시니
바로 선인인양
마음도 하 맑고녀
8시 50분 화암약수터 주차장을 출발 트레킹을 시작한다. 주차장 한쪽에 등산로 안내판이 서있다.
계속 오르막길이다. 능선 삼거리에 도착한다. 약수교 앞 구암정에서 민둥산으로 오르는 길과 만난다. 우측 민둥산 방향으로 향한다. 솔밭쉼터에 도착한다. 금강대 0.6km 전방이다. 의자와 평상이 비치되어 있다. 무덤 있는 삼거리에서 좌측 몰운대 방향으로 간다. 몰운대 7.3km 전방이다. 이어서 설암 0.4km를 알리는 이정표를 만난다. 길은 내리막 비교적 편안하다. 단풍은 만산홍엽 절정이다. 하늘을 가리고 땅을 덮었다. 꿈길 같은 길을 걷는다.
설암을 만난다. 설암 위로 접근하니 위험을 알리는 팻말만 외로이 길손을 맞는다. 평범해 보이는 언덕인데 과장이 심하다 생각하며 돌아선다. 한참을 걸어 나뭇잎 사이 하늘이 열리는 모퉁이를 돌아 나오니 방금 지난 설암이 깎아지른 절벽 반공에 우뚝 솟은 천길 벼랑이었다니 물러나 멀리서 보니 그 위용이 참으로 대단하다.
등산로에는 탐방객들을 배려해 곳곳에 벤치를 설치했다. 전망 좋은 벤치에 앉아 전방을 조망한다. 발아래 멀리 구절양장 같은 강줄기 휘돌아 가고 그 너머 태산준령이 힘차게 뻗어 가로로 간다.
삼거리에서 좌측 신선암 방향으로 간다. 이정표가 반갑게 길을 안내한다. 갈림길에서 비선대로 간다. 비선대 아래는 수직 절벽이다. 누군가 여기에 무덤을 썼다. 후손의 수고와 정성에 탄복하며 복을 구하는 인간의 본능은 한이 없음을 실감한다. 절경은 절벽 아래 건너편에서 우러러 볼 때 그 진면목을 보겠다 싶다. 비선대로 향한다.
길은 편안하고 걷기 좋다. 임도를 한참 걷고나니 몰운대 이정표가 있는 날머리에 도착한다. 11시 6분이다. 포장임도를 따라 내려간다. 한치휴양지 마을에 도착한다. 마을정류장에서 버스를 타고 이동 화암정류장에서 하차한다. 이후 걸어서 화암약수터 주차장까지 간다. 11시 44분 화암약수터 주차장에 도착한다. 이제 차량으로 소금강계곡을 우측에 두고 드라이브하며 몰운대로 향한다.
화암약수터에서 하룻밤 자며 정선소금강 절경을 감상하고 약수터-몰운대 구간 트레킹하고, 약수터-거북바위 구간 트레킹하면 최고의 건강여행이 될 것같다. 특히 가을 단풍절정기에 이곳을 찾으면 강원도의 청정 자연이 빚은 황홀한 비경에 흠뻑 빠질 수 있을 것이다.
정선소금강은 정선군 화암면 몰운리에서 화암리까지 약 4km 구간의 비경을 일컫는다. 백전리 용소에서 발원한 어천을 중심으로 좌우에 기암절벽이 솟아 협곡을 이루는데 그 기묘하고 장엄한 풍경이 금강산을 닮았다 하여 소금강이라 부른다. 소금강에는 화암약수, 거북바위, 용마소, 화암동굴, 화표주, 몰운대, 광대곡 등의 명소가 있다. 소금강을 포함한 이들을 화암8경이라 한다.
몰운대 입구 도로변 주차장에 주차하고 몰운대를 향해 걷는다. 수백 척 암벽을 깎아 세운 듯한 절벽으로 정상에 100여 명이 설 수 있는 넓은 반석이 있다. 전설에 의하면 선인들이 선학을 타고 내려와 노닐었다고 하는 곳이다.
沒雲高臺出半天(몰운고대출반천) 몰운의 높은 대가 허공에 솟았는데
飛筇一上絶風烟(비공일상절풍연) 지팡이 짚고 나는 듯 오르니 세속을 벗어났네
盤陀俯瞰臨流歇(반타부감임류헐) 암반은 비탈져 굽어보니 강물에 다달았고
危角回瞻倚斗懸(위각회첨의두현) 돌아보니 아찔한 바위 끝은 북두에 매달렸네
此地居人眞脫俗(차지거인진탈속) 이 땅에 사는 사람 진정 세속을 떠났구나
今來太守似成仙(금래태수사성선) 이번에 온 태수는 신선이 된 듯하네
留名欲倩劉郞手(류명욕청유랑수) 이름 남겨 유랑에게 부탁하는데
若比龜趺較似賢(약비귀부교사현) 비석에 비하면 더 나은 것 같구나
*귀부: 비석의 받침
가는 길에 오횡묵의 시비가 있다. 조선 고종 때 정선군수를 지낸 오횡묵이 몰운대를 돌아본 후 시를 남겼다. 몰운대의 아름다운 풍경과 감흥이 생생히 전해진다.
탐방로를 따라 걷다보니 돌판에 몰운대를 노래한 시인들의 시를 새겨놓았다. 시선이 자연스레 그곳에 머문다.
아! 깎아지른 벼랑 끝에 이르러
내 삶은 끝인가 시작인가
아래만 보고 걸어왔는데도
허리를 굽혀 절벽의 하방을 내려다보니
헛것에 마음을 빼앗겨 살아온 지난날들이
오히려 아찔하다
볼혹을 지나 지천명에 다다른 내 세월은
오름인가 내림인가
낭떨어지 밑으로 꿈처럼 흘러가는 한 줄기 물살이
절벽을 타고 솟구치는 바람이 되어
어리석은 육신을 잡아끄는 순간
현기증 도는 세상에서 오금이 저린 나는 어느새
바위틈에 뿌리를 박고 자라
옹골진 소나무의 허리를 붙들고 있다
아득한 절벽 위에서
한 조각 구름이 솔바람을 쓸어가듯
가파른 화암의 벼랑 사이를 지나온 내 삶의 여정은
이곳에 이르러 끝인가 시작인가
해거름에 고요의 여운을 쓸어오는 물소리가
내 오랜 갈증의 혀를 적신다.
-몰운대에서. 이인평-
시인은 깎아지른 벼랑 끝 몰운대는 삶을 돌아보게 한다고 한다. 현기증 도는 세상에서 헛것에 마음을 빼앗겨 살아오지나 않았는지 지금의 삶이 시작인지 끝인지 어디쯤인지를 돌아보게 되었다 한다. 무척 공감이 가는 시이다. 무심코 지나칠 뻔했는데 몰운대에서 감동을 주는 시를 읽고 나의 삶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진다.
몰운정을 거쳐 그 곁에 있는 몰운대에 오른다. 안타깝게도 정상에는 수령 500여 년 된 소나무가 말라죽어 마을사람들이 그 고사목 곁에 후계목을 심었다.
몰운대 탐방후 삼척 응봉산 아래 덕풍계곡으로 이동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