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타산 무릉계곡 단풍 트레킹
두타산 무릉계곡 단풍 트레킹
일시 : 2020년 10월 19일
코스 : 매표소-금란정-무릉반석-삼화사-학소대-장군바위-선녀탕-쌍폭-용추폭포
무릉계 입구 제1주차장에 주차한다. 무릉계곡 들머리 매표소를 지나 얼마가지 않아 왼편에 베틀바위산성길을 만난다. 아쉽지만 다음을 기약하고 삼화사 방향 무릉계곡으로 향한다.
삼화동 초입에서 용추폭포에 이르는 6km의 계곡이 무릉계곡이다. 두타산에서 발원한 물줄기는 북동 방향으로 흘러 동해시 전천과 합류하여 동해 바다로 흘러든다. 삼화사에서 쌍폭포에 이르는 옥류동과 그 일대는 화강암으로 형성된 소, 폭포, 암벽들이 절경을 이루고 있다. 특히 용추폭포, 쌍폭포, 장군바위, 무릉반석 등이 볼만하다.
금란정에 도착한다. 삼화사 일주문 조금 못미쳐 무릉반석 앞에 금란정이 있다. 정자에 올라서 보니 무릉반석이 한눈에 들어온다.
石平忘地穿(석평망지천) 돌이 평평하니 터 고르는 일 없고
亭小得山多(정소득산다) 정자는 작은데 산은 많이도 둘렀구나
路縣雲起棧(로현운기잔) 산길은 구름 이는 곳에 달려 있고
巢古鶴歸臺(소고학귀대) 옛 보금자리에 학은 돌아오겠지
楊翁揮灑地(양옹휘쇄지) 양사언이 붓을 휘두른 곳이며
李老看經天(이로간경천) 이승휴가 불경을 공부하던 곳이다
虎岩花正發(호암화정발) 호암에는 꽃이 만발하고
龍沼水長流(룡소수장류) 용소의 물은 길이길이 흐르고
金谷多明月(금곡다명월) 금곡엔 밝은 달 휘영청 떴는데
玉山有白雲(옥산유백운) 청옥산에는 흰 구름 드리웠구나
智異雙溪勝(지리쌍계승) 지리산은 쌍계가 승지이고
金剛萬瀑奇(금강만폭기) 금강산은 만폭동이 기이하다.
금란정 기둥 주련이 두타산 무릉계 일대 아름다운 풍광을 절묘하게 읊었다.
무릉반석 위로 내려선다. 넓이 5000 평방미터 드넓은 암반이다. 위에는 이곳을 찾은 수많은 시인묵객들의 이름이 음각되어 있다. 이토록 이름을 남기고 싶었던 걸까. 부질없다는 생각도 든다.
일주문을 지나 삼화사로 향한다. 삼화사는 현존 유물과 기록에 근거하여 신라말 창건되었다고 본다. 여러 차례 화재로 소실되고 중창을 거듭하다 1905년에는 삼척 지역 의병 거점으로 활용되다가 1906년 일제에 의해 완전 파괴되었다고 한다. 그 후 1977년 현재의 위치에 재건되었다.
갈림길에서 직진하여 학소대로 향한다. 우측 길은 관음암으로 가는 길이다.
길은 계속 숲이다. 길섶 계곡 곳곳에 벤치를 설치했다. 누구나 쉽게 접근해 즐기게 했다. 학소대에 이른다.
조선 헌종시대 무릉계곡 중대사터에 무릉정이라는 초막을 짓고 은거하던 선비 최윤상이 무릉구곡가를 남겼다는데 그가 학소대를 감상하며 이렇게 읊었다 한다.
맑고 시원한 곳에 내 배를 띄우니
학 떠난지 이미 오래 되어 대(臺)는 비었네
높은 데 올라 세상사 바라보니
가버린 자 이와 같아 슬픔을 견디노니
상류의 동굴에서 흘러내리는 물줄기가 이곳을 지나는데 이 바위에 학이 둥지를 틀고 살았다고 하여 학소대(鶴巢臺)라 이름했다고 한다. 학소대 반석에 앉아 박주 한잔 기울인다. 기암괴석이 선풍도골을 자랑하고 명경옥류가 풍류를 읊어 취흥을 돋우는 무릉계는 과연 무릉도원인가 싶다.
두타산성 갈림길에서 우측 용추폭포 방향으로 간다. 적막한 골에 들리는 것 물소리뿐이다. 단풍은 절정으로 치닫고 있다. 얼레지 쉼터를 지난다. 꽃말이 질투란다. 못난이 얼레지가 무릉계의 비경을 질투한다는 건가?
아무튼 무릉계는 사철 어느 때라도 좋으나 여름엔 바다와 산을 연계한 휴양피서지로 가을엔 단풍 여행지로 최적지라 생각된다.
탐방객 떠난 늦은 시간 홀로 걷는다. 길동무는 오직 긎지 않는 영원한 풍류객 벽계수뿐이다. 옥류동에는 기암절벽 병풍바위, 장군바위가 우뚝 솟았고 계류는 힘찬 소리로 바윗돌 희롱한다. 길은 계곡을 우측에 두고 줄곧 함께 한다.
선녀탕을 지나자 드디어 쌍폭에 이른다. 박달골과 바른골 두 골짜기 물이 V자 모양을 이루며 쌍폭포로 떨어져 무릉계로 흘러간다. 주변엔 단풍이 절정이다. 두 줄기 세찬 물줄기 흰 비단 걸친 듯 쏟아져 흐르고 주변 수목은 단풍으로 붉게 물들어 그림 같은 풍경을 창조한다. 꿈같은 장면에 넋을 잃고 바라보다 사진 찍기 바쁘다. 4시 10분 용추폭포에 도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