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숲속나들이길5코스 트레킹
창원숲속나들이길5코스 트레킹
일시 : 2020년 7월 16일(목)
코스 : 안민약수터-예비군훈련장 위 갈림길-상복공원 위 갈림길-완암로 위 갈림길-양곡신촌 갈림길-마진터널 위-장복산공원 위
1시 30분 안민약수터 앞 주차장에 주차하고 트레킹을 시작한다. 비온 뒷날이라 땅은 젖어 촉촉하고 풀잎이 싱그럽다. 약수터 옆 쉼터 정자 곁으로 난 길로 들어선다. 빗물에 씻긴 나뭇잎은 푸르름을 자랑한다. 촉촉이 젖은 길은 쿠션이 좋다. 잎 사이 스며든 볕은 음영으로 다양한 얼룩무늬를 창조한다. 10여 분 후 누워 쉴 수 있는 평상 쉼터를 발견한다. 바둑 두는 이들이 즐겨 찾는 곳인가 보다. ‘바둑판은 제자리에’ 라고 쓴 문구가 시야에 든다. 누군가 주변을 깨끗이 청소한 흔적이 보인다.
길은 평탄한 흙길이고 온통 그늘이다. 나무 그늘 아래 편안한 흙길을 호젓이 걸으니 더없이 상쾌하다. 나뭇잎 스치는 바람소리는 천상의 음악인 듯 편안하다.
평소와는 달리 계곡엔 물이 세차게 흐른다. 며칠 내린 장마비 덕분이다. 역시 계곡엔 물이 흘러야 제격이다.
2시 10분 두 번째 계류를 만난다. 계류 바로 곁 나무 그늘 아래 평상이 있다. 물소리 들으며 잠시 쉴 수 있는 멋진 공간이다. 막걸리 한잔하며 탁족하기 안성맞춤이다. 10여 분 후 세 번째 평상 있는 계류를 건넌다. 길은 계속 숲속 오솔길이다.
까마귀 있는 곳 공기 좋은 곳이라 들었는데 까악까악 까마귀 운다. 과연 청정 자연의 세계로 든 것인가. 접근성 좋은 도심 근교에 이런 청정 자연이 있다는 건 축복이다.
2시 47분 덕주봉 오르는 사거리에 이른다. 좌측 오르막 길을 가면 덕주봉이다. 직진 상복공원 방향으로 간다. 쉼터 의자가 간간이 있다. 한잔 들이킨 막걸리 그 짜릿함이 목구멍을 거쳐 가슴에 이르러 쿵닥쿵닥 머리는 몽롱하다. 도연명이 읊은 우화등선이 이런 것인가
물소리 바람소리 새소리 신선의 음악인 듯 이런 자연의 소리가 본디 신선계의 음악인가 여겨진다.
장마철 비갠 후의 장복산 나들이길은 계류가 흘러 지리산인 듯 구천동인 듯 폭포가 흐르고 소가 넘치고 여울이 흐른다.
바위를 뒤덮은 이끼는 젖은 몸 말리고 우산을 쓴 듯 버섯은 병아리 마냥 이쁘다.
네 번째 평상이다. 계류 곁 그늘에서 나그네를 기다린다. 작은 계곡이지만 반석이 있고 폭포도 있다. 탁족도 하고 한숨 잘만한 곳이다. 피서 쉼터론 여기가 제일이다 싶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날 다시 찾아야 할 곳이다. 오늘은 물소릴 여러 차례 듣는다. 한 구비 돌고는 멀어지고 한 구비 돌고는 가까워지고 무릉도원이 따로 없다. 화강암 반석 위 옥류는 급행으로 흐른다.
가도 가도 길이다. 갈 수 있는 길이 있어 좋다. 길이 없다면 얼마나 절망적일까 길이 있다는 건 축복이다. 길을 가며 길을 생각한다.
자꾸만 걸음이 더뎌진다. 몇 번을 오간 길이지만 오늘은 또 새롭다. 까마귀가 따라 온다. 녀석이 외로웠나 뭐라고 지저귀는데 알아들을 수가 없다. 반갑다 친구하자는 건지 가까이 지척에서 지저귄다.
우측 멀리 창원공단과 시가지가 보인다. 편백 숲을 지난다. 대낮인데도 저녁인 듯 어둡다. 심고 가꾼 이들의 노고에 감사한다. 환상적인 청정 숲이다.
인적이 드물다. 주중엔 오가는 이 몇 안 된다. 붐비지 않아 너무 좋다. 평상과 정자가 있는 쉼터에 당도한다. 그늘이 너무 좋고 바람이 불어 시원하다. 마진고개 1.6km 하늘마루 3.85km 전이다.
이젠 편백 밀림으로 들어선다. 쭉쭉빵빵 자란 녀석들 사열하듯 줄지어 하늘을 가린다. 군항이라 그런가 나무들이 군기가 들었다. “일동 차렷” 부동자세로 섰다. 곳곳에 벤치와 평상이 비치되어 있다. 몹시 무더운 날이라도 이곳은 시원하리라. 진해드림로드 1.2km 이정표를 본다. 장복공원 치유센터 방향으로 간다. 공기는 더없이 맑고 피톤치드 향 코끝을 자극한다. 몸이 절로 건강해지는 듯하다. 6시25분 숲속나들이길 종점에 당도한다. 장복하늘마루길 들머리가 마중한다. 하지만 오늘은 여기까지 트레킹을 종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