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 대야산 선유동천나들길1코스 트레킹
문경 대야산 선유동천나들길 1코스 트레킹
일시 : 2020년 6월 22일(월) 오전
코스 : 운강 이강년기념관-완심대-칠우대-녹색오토캠핑장-망화담-칠우폭포-백석탄-와룡담-홍류천-월파대-칠리계-옥하대-영사석-활총담-세심대-관란담-탁청대-영귀암-난생뢰-옥석대-학천정
아침식사 후 이강년기념관으로 이동하여 기념관 주차장에 주차하고 선유동천나들길 1코스 트레킹을 시작하려 했으나 날씨가 너무 무더워 그늘이 없는 구간인 운강기념관-칠우대 구간은 생략하고 차량으로 녹색오토캠핑장까지 이동한다. 캠핑장입구 노변에 주차하고 캠핑장에서부터 트레킹을 시작한다. 캠핑장으로 들어서서 징검다리를 건너면 숲속에 계곡 따라 난 데크길을 만난다. 이 길을 계속 걷는다. 상류로 올라갈수록 절경을 만난다.
이름 그대로 신선들이 노닐던 곳인 듯 환상적이다. 숲이 울창하고 넓은 화강암 반석에 거울 같은 맑은 물이 끊임없이 흐른다. 무엇보다 깨끗하고 붐비지 않아 좋다. 여름 혹서기에 더위를 피하기로는 최적의 장소라 생각된다.
어느 날 공자께서 제자들에게 이렇게 물었다 한다. 어떻게 사는 것이 가장 멋진 인생인지를... 대부분의 제자들은 높은 벼슬을 하며 부귀영화를 누리는 것이라 답을 했는데 증점은 “늦은 봄에 봄옷을 입고 어른 대여섯 명 아이 예닐곱 명과 함께 기수에서 목욕하고 무우에서 바람을 쐬다가 노래하며 돌아오는 삶을 살고 싶다”고 답했단다.
이곳 선유구곡 같은 곳에서 물놀이 하며 너럭바위에 앉거나 누워 노니는 것이 증점이 바라던 진정한 행복이 아니었을까? 신선처럼 사는 삶이 이런 게 아닌가 싶다.
외재 정태진 선생이 남기신 仙遊九曲歌(선유구곡가) 일부를 걸음을 멈추고 읊조려본다.
白石朝暾相暎華(백석조돈상영화) 아침 햇살 비춰 바윗돌 밝게 빛나고
晶流寒玉紫騰霞(정류한옥자등하) 맑은 시내 찬 물결엔 붉은 놀 피어오른다
閒尋題字迷難辨(한심제자미난변) 한가로이 새겨진 제자 찾아보지만 흐릿하여 분별키 어렵고
只有白雲臺上遐(지유백운대상하) 흰 구름만 누대 위 저 멀리 있을 뿐이네
-선유제1곡 玉霞臺(옥하대)-
이른 아침 밝은 햇살 비치는 옥하대 맑은 물결 위 안개 피어오르고 누대 위 저 멀리 하늘엔 흰 구름만 한가로이 떠있고... 선비는 유유자적하며 암벽에 새겨져 있는 제자를 읽고 있다.
선유구곡 옥하대의 아름다운 아침 풍경과 이를 즐기는 선비의 유유자적한 모습을 상상해 본다.
以石爲槎喚作靈(이석위사환작령) 돌로 뗏목을 삼아 신선을 부르고
中流停著歲冥冥(중류정저세명명) 시내 가운데 머무르니 그 세월 아득하고 아득하다
傍崖又有仙人掌(방애우유선인장) 벼랑 곁엔 또 신선의 손바닥 자취 있으니
一路窮源指可聽(일로궁원지가청) 한 길로 근원을 찾아가면 만날 수 있으리
-선유2곡 靈槎石(영사석)-
신선이 탄다는 뗏목 있고 암벽엔 신선의 손바닥 자취 남아있다 하였으니 나그네도 간절히 찾으면 혹여나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르겠구나.
虛明一理本吾心(허명일리본오심) 허명한 이치가 본디 내 마음이거늘
枉被紛囂容染深(왕피분효용염심) 부질없이 세상사에 깊이 물들었었네
到得玆臺思一洗(도득자대사일세) 여기 이 臺(대)에 이르러 한번 씻을 걸 생각하니
肯留滓穢分毫侵(긍류재예분호침) 어찌 더러운 묵은 때를 조금이라도 남겨두겠는가
-선유4곡 洗心臺(세심대)-
부질없는 온갖 세상사에 오래토록 더렵혀진 이 내 마음 이 세심대 맑은 물로 묵은 때까지 한점 없이 말끔히 씻어 버리자꾸나. 그렇다 여기 이곳 명경지수에 몸을 담그지 않을 수 없다.
漂上湍流瀉作瀾(표상단류사작란) 못 위의 급한 물살 쏟아져 이룬 물결
到來潭處勢全寬(도래담처세전관) 연못에 이르러선 그 기세 잔잔하네
觀他有本元如是(관타유본원여시) 이같이 근본 으뜸인 물결 보니
照得吾心一鑑寒(조득오심일감한) 차가운 수면 위에 내 마음 비춰 보네
-선유5곡 觀瀾潭(관란담)-
세차게 흘러내린 물결이 관란담에선 잔잔해지고 그 거울 같이 맑은 물결을 보던 나그네는 어느덧 스르르 자신의 마음을 비춰 본다.
臺前流水絲漪橫(대전류수사의횡) 누대 앞 흐르는 실처럼 가는 잔물결에
一濯長纓萬累輕(일탁장영만루경) 한번 갓끈 씻으니 온갖 근심 가벼워진다
想像損翁當日趣(상상손옹당일취) 손옹 살던 당시 누리던 그 흥취 상상하니
滄浪一曲玩心明(창랑일곡완심명) 한 구비 푸른 물결에 마음마저 밝아지네
-선유6곡 濯淸臺(탁청대)-
탁청대 앞 맑은 물에 갓을 씻고 머릴 감으니 그 얼마나 시원했으며 개운했으랴 세속 근심, 풍진 티끌 씻은 듯 사라지고 마음까지도 한껏 즐거웠을 것이다.
臨流盡日弄晴暉(임류진일롱청휘) 온종일 물가에서 밝은 햇볕 희롱하다가
風浴隨時可詠歸(풍욕수시가영귀) 수시로 바람 쐬고 시 읊으며 돌아온다
不必沂雩能撰志(불필기우능찬지) 꼭 기수 아니라도 뜻을 품을 수 있으니
巖臺自足振春衣(암대자족진춘의) 암벽 누대 만족하며 봄옷 떨쳐입으리라
-선유7곡 詠歸岩(영귀암)-
온종일 영귀암 물가에서 바람 쐬고 목욕하며 노닐다가 노래하고 시를 읊고 날 저무면 돌아오리라 다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