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0.16-10.19.오선 규슈 배낭여행
五先 큐슈 배낭여행
1일차 : 2017년 10월 16일(월)
가로수 나뭇잎 고운 빛깔로 물들어가는 가을날
다섯 선인 고대하던 일본 큐슈 배낭여행길에 오른다.
철갑 先人 보름달 닮은 님
손수 차를 몰아 장유 일원 한 바퀴
한 분 한 분 모두 태워 先人의 후덕 손수 실천하신다.
13시 15분 五先 드디어 승천한다. 그동안 硏磨長養한 積德의 결과 신선의 경지에 이르러 마침내 하늘에 오른다. 날씨는 흐리고 가는 비가 내린다. 그러나 구름 위 하늘 세상은 쾌청. 그림보다 아름답다.
五先! 아직은 쌓은 덕이 모자라 仙酒를 가슴에 담고 비행기 힘을 빌어 드디어 하늘에 올라 얼쭈 仙人이 되었다. 숙우선인! 새벽 고요히 내려 온누리 촉촉이 적시는 듯 빈틈없는 노고 덕분으로
착오 없는 유쾌한 신선놀음 시작이다.
유후인 키쿠야 료칸
젊은 선녀들은
상제님의 독점욕에 흔적 없고
선계 노선녀 진수성찬, 산해진미 시중 받고
언어불통으로 다소 아쉬웠지만
배 두드리며 첫날밤 호사를 누린다.
밤하늘 가을비 맞으며 옥상 노천 온천 즐거웠다.
2일차 : 2017년 10월 17일(화)
유후인발 아사지행 보통열차에서 만난 오이타 다이가쿠새이!
强하고 칸(khan)스런 대윤선인의 마음을 한 순간에 사로잡은 니혼 아가씨.
선인은 다가앉아 수작을 거는데...
오선 중에서 발군(拔群)의 일본어 실력 유감없이 발휘한다.
기차는 달리고 또 달려 큐슈 산간 벽지를 지난다. 터널 지나고 들을 지나고 강 따라 흐르고 작은 시골역, 역무원 조차 없는 JR아사지역에 당도한다.
나이를 잊은 5선인! 겁도 없이
걷기 마니아(mania)도 아님시로
남의 나라 초행길 쏟아지는 비를 맞고
오코분고 올레 길에 도전한다.
후코지 절 앞에서 비를 피하며 가야할 바를 망설이기도 했지만
초심을 굳건히 지킨 리더 강선인의 강인한 리더십에
쏟아지던 비도 감동했는지 멈추어 버린다.
빗속을 헤치고
장난감 같이 작은 차를 몰고 도시락을 약속대로 배달해준 일본 아줌마
그 얼굴이 얼마나 예쁘게 보였던지.
그녀를 못 만났더라면 우린 모두 쫄딱 굶어 불쌍하기 짝이 없었을 것이야.
분코다케다역에 당도하면서 11.8km 오코분고 올레 긴 여정을 마무리한다.
先公後私를 몸소 실천하시는 鶴來仙人의 봉사희생 덕분으로
뜻깊고 즐거운
길이 오래도록 기억될 추억을 만든다.
3일차 : 2017년 10월 18일(수)
간나와 지역 지옥 순례. 다섯 선인이 지옥을 순례하다니 이 무슨 황당한 일인가!
애교가 흘러넘치는 상냥하고 어여쁜 관광버스 가이드 아가씨의 재롱에
다섯 선인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버스에 몸을 맡긴다. 아가씨는 간드러진 목소리로
알아들을 수 없는 말들을 숨도 쉬지 않는 듯 잘도 지껄인다. 가만히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그 모습이 말할 수 없이 이쁘고 재미있다.
宿雨仙人 춘심을 못 이겨 下降 선녀인 듯한 그녀와 지옥에 가더라도 좋다는 듯 사진 한판 찍는다.
지옥이 많기도 하다. 해지옥, 가마솥지옥... 그 많은 지옥 다 보고도
다섯 선인 평생 쌓은 공덕 덕분인지 하강 선녀 가이드 덕분인지 지옥 펄펄 끓는 물구덩이, 우글버글 악어떼 뒤로 하고 무사히 생환했다.
후쿠오카 하카다 거리. 휴대폰 네비게이션에 의지하여 밤거리를 헤맨다. 케널시티 근처 유흥가를 거닐며 맛집을 찾아 이리 기웃 저리 기웃 우여곡절 끝 어렵사리 찾은 이름 모를 스시집.
주고 받는 술잔 속에 주흥은 도도(滔滔)하고
몰래 먹는 소주 맛은 지상 최고 진미이다.
有酒爲仙, 無酒爲先 어느 듯 우리 모두 신선이 되었네.
아쉽다 서운하다.
오늘 밤이 벌써 마지막
내일이면 일본 유람 마침이라.
이대로 숙소에 가기로는 신선답지 못함이라 발걸음은 하나같이 야타이로 향한다.
강변 옹기종기 소박하게 불 밝히고
오고가는 선남선녀, 낭만과객 쉬었다 가라 맞이한다.
낭만 젊은 오빠 대윤선인, 애주가 鶴來선인, 高眼仙人 숙우, 圓滿仙人 문...
모두가 좋다 한다. 조그만 포장마차 불편한 자리이나 마음만은 부자이다. 일본인 청년들, 서양인 여행객, 한국인 여인들, 손님은 다국적이다.
<하카타강 야타이>
불 밝힌 강변에
어두운 가을비 내린다
가로등은 우두커니 눈동자 젖고
강물은 긴 여정 끝내고 어둠 속 바다로 든다
목로주점 등불 아래
다국적 나그네는
비에 젖고 술잔에 젖는다
4일차 ; 2017년 10월 19일(목)
여행의 마지막 날 큐슈 역사 문화 탐방길에 나선다.
쇼후쿠지, 도초지, 2개의 일본 절을 구경하고 쿠시다신사. 1개의 일본 신사를 탐방한다.
일본 절은 우리네 절과는 사뭇 분위기가 다르다. 쇼후쿠지는 절이라고 하기엔 너무 이상하다. 법당은 신도들이 접근하기 어렵게 닫혀 있고 불상은 어둠 속에 갇혀 있는 듯 적막하고 쓸쓸하다.
전하는 바에 의하면 쇼후쿠지에는 고려동종이 있다고 한다. 아마도 고려말이나 임진왜란 때 약탈해 갔으리라 혼자 짐작하며 관심을 떨칠 수 없어 이곳저곳 둘러보며 종각을 찾아본다.
대웅전 우측 뜰에 종각인 듯한 건축물이 있다. 가까이 가서 이리 기웃 저리 기웃 한참을 살펴보지만 종각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종각임이 틀림없는 것 같다. 종을 울릴 때 쓰는 당목(나무막대) 일부분이 보인다. 종각의 사면은 판자와 철망 등으로 가려져 있다. 내부가 밖에선 보이지 않는다. 아쉽게도 종은 보지 못했다. 아마 어느 박물관에 따로 소장하고 있을지도...
이번 여행을 하면서 도시도 걷고, 시골도 걷고, 관광지도 걷고 바닷가도 걸었다. 어디를 가도 길거리엔 쓰레기나 버려진 휴지를 발견하지 못했다. 넓은 도로, 좁은 도로 어디에도 노변 주차 차량 없었다. 오고 가는 차량, 주차장에 주차된 차량은 대부분 소형 경차들이었다. 일본인의 준법정신 검소하고 청결한 수준 높은 생활태도 시민정신에 감탄한다. 친절하고 예의바르며 상냥한 태도에 기분 나쁠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오선의 첫 해외 배낭여행은 시작은 미약했으나 결과는 대성공이다. 아름답고 유쾌한 추억을 창조했다. 흡족하고 기쁜 마음으로 유익하고 행복한 여행을 마무리한다.
2017.10.20. 雲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