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시
억새꽃
雲舟미카엘
2017. 9. 10.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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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새꽃
억새가 운다
무리 지어 운다
하얀 수염 같은 흰머리 풀어헤치고
바람에 흔들려 버석거리며
여름내 잡풀 속에서 땡볕에 자라
가을에야 꽃이 터진 억새가 운다
국화 향기 진동하는 계절에
가슴 한구석 바늘로 찌르는 듯
알싸한 회한이 느껴지도록
스치는 바람에 일렁이며
산과 들에서 억새가 운다
아침 이슬 햇살에 반짝이던 은억새가
이젠 붉은 노을에 빗겨 낙조로 아름다운 서산에
금억새 되어 울고 달빛 부서지는 강가에선
은빛 물살에 솜억새 억새가 운다
시 : 김동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