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작산문
수승대 강정모리
雲舟미카엘
2017. 9. 10.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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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승대 강정모리
혹여 세상과 실강이 하다 시벌시벌 욕나오면
하는 일 꼬여들어 심신이 지쳐 갈 때면 금수강산 명승지 찾아 잠시나마 세속을 잊고 망중한 누려봄도 한 방도 아니겠는지요.
남덕유산 수승대에서 용암정 가는 둘레길 걷다보면 ‘강정모리’를 만납니다. 그리고 이경재님의 시 ‘강정모리에서’를 읽게 됩니다. 명승 수승대의 빼어난 풍광과 심금을 울리는 명시를 감상하며 더위를 식히는 것 또한 살아있는 기쁨 아니겠습니까.
강정모리에서
세상과 실강이 하다 시벌시벌, 그 성질머리 못 버리겠거든
행기 숲 아래 물굽이 휘돌아가는 강정모리를 걸어보라
덕유산 백리 물길 태극 문양 꼬여드는 물음표 마냥
여기까지 따라와 허우적거리는 이야기들 제 아무리 웃긴다 한들
강정모리 휘돌아 나가지 않고서는 자연스럽게 흘러 나가지 못하는 물길처럼
너럭바위 만나면 넓은 바위 모양대로
수승대 깊은 달 웅덩이 만나면 오랜 세월 움푹 패인 달 그림자 그대로
세상은 물 흐르듯 그렇게 겸손하게 닮아가는 것
산문을 밀치고 오르는 용암정에서 저 천연한 덕유산 넉넉하게 드리운 품성
욱신대는 발자국 마다 질퍽하게 고여 오는 강정모리
시 : 이경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