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순천 선암사 관광
전남순천 선암사 관광
일시 : 2017년 3월 25일
승선교
계곡 양안을 이어 자연 암반 위에 주변의 냇돌을 이용하여 무지개 모양의 홍예(홍예)를 쌓았다. 다리 한복판에는 용머리를 조각한 돌을 밑으로 돌출시켜 장식적 효과를 내고 있다.
전설에 의하면 조선 숙종 때 호암대사가 관음보살의 모습을 보기 바라며 백일기도를 하였지만 그 기도가 헛되자 낙심하여 투신 자살하려 하는데 이 때 한 여인이 나타나 대사를 구하고 사라졌다. 대사는 자신을 구해주고 사라진 그 여인이 관음보살임을 깨닫고 원통전을 세워 관음보살을 모시고 절 입구에 이 무지개 다리를 세웠다고 한다.
선암사에 왔으니 정호승 시인의 시 ‘선암사’를 아니 읽을 수 없다.
눈물이 나면 기차를 타고 선암사로 가라
선암사 해우소로 가서 실컷 울어라
해우소에 쭈그리고 앉아 울고 있으면
죽은 소나무 뿌리가 기어다니고
목어가 푸른 하늘을 날아다닌다
풀잎들이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닦아 주고
새들이 가슴 속으로 날아와 종소리를 울린다
눈물이 나면 걸어서라도 선암사로 가라
선암사 해우소 앞
등 굽은 소나무에 기대어 통곡하라
선암사 해우소는 낮은 칸막이에 문도 없고 깊이도 모를 만큼 높다. 뱃속에 남은 소화되지 못한 음식찌꺼기와 마음 언저리에 자리잡은 정화되지 않은 상념 찌꺼기를 배설하는 곳이다. 몸도 마음도 비우는 것이다. 눈물로 울어 비우고 해우소에서 몸도 마음도 비운다. 조계산에 자리 잡은 천년고찰 선암사에서 비움을 배운다.
해우소는 걱정과 근심뿐 아니라 욕심과 집착까지도 버리는 곳이다. 비로소 참 스스로가 되어 세상에 나서게 하는 곳이다.
기차를 타고 선암사로 가서 해우소 앞에서 참회의 눈물을 펑펑 흘렸으면 좋겠다. 등굽은 소나무 부여잡고 통곡이라도 했으면 좋겠다. 그동안의 헛된 미망과 욕심, 끈질긴 집착과 원망까지고 개운하게 배설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나서 야생 차밭에서 딴 찻잎을 우려 차 한잔 마시고 싶다.
선암사는 상처를 감싸주고 새살을 돋게 하는 재생, 치유, 생명의 숲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