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시
강정모리에서
雲舟미카엘
2017. 3. 25.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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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모리에서
세상과 실강이 하다 시벌시벌. 그 성질머리 못 버리겠거든
행기 숲 아래 물굽이 휘돌아가는 강정모리를 걸어보라
덕유산 백리 물길 태극 문양 꼬여드는 물음표 마냥
여기까지 따라와 허우적거리는 이야기들 제 아무리 웃긴다 한들
강정모리 휘돌아 나가지 않고서는 자연스럽게 흘러 나가지 못하는 물길처럼
너럭바위 만나면 넓은 바위 모양대로
수승대 깊은 달 웅덩이 만나면 오랜 세월 움푹 패인 달 그림자 그대로
세상은 물 흐르듯 그렇게 겸손하게 닮아가는 것
산문을 밀치고 오르는 용암정에서 저 천연한 덕유산 넉넉하게 드리운 품성
욱신대는 발자국 마다 질퍽하게 고여 오는 강정모리
시 : 이경재 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