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시
개망초
雲舟미카엘
2016. 7. 4.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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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망초
6,7월 망초꽃
지천으로 피어있다
그냥
잡풀이었지
내 눈에 들기 전에
이름도 몰랐으니
복판은 한사코 마다하고
길섶에만 피어 있어
눈부시지도 않고
향기롭지도 않고
무엇 하나 내노라 할 게 없이
그냥 서 있는 거다
희멀겋게 뽑아 올린 줄기에
너더댓 가지 뻗고
다시 잔가지 서너 개 나뉘더니
가지마다 대여섯 작은 흰 꽃 피운다
외로운 건 참을 수 없어
무리로 무리로
종소리 듣고 타고 내린 달빛처럼
허옇게 또 허옇게
내려앉고 내려앉아
잡초마냥 민초마냥
이 강산 여기저기
이렇게도 뒤덮는다
이제
그 이름 물어물어
개망초로 알았지만
마음에 있어야 보인다고
50평생 살아 처음 보는 꽃의
눈부시지 않은 그 찬란이
알아주지 않는 그 영광이
날 이다지도 뒤흔들어 놓는다
6, 7월 개망초꽃
지천으로 피어 있다.
시 : 박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