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벽 속에는 문이 존재한다
정호승 ‘내 인생에 용기가 되어준 한마디’에서
모든 벽 속에는 문이 존재한다
나는 이제 벽을 무너뜨리려 하지 않는다. 벽을 타고 오르는 꽃이 될 뿐이다.
독수리는 삶의 벽 앞에서 문을 여는 존재이다. 독수리의 평균 수명이 인간과 비슷한 까닭은 늙음과 죽음의 벽 앞에서 독수리가 스스로 새 삶의 문을 열기 때문이다. 독수리는 30년 좀 넘게 살게 되면 무뎌진 부리가 자라 목을 찌르고 날개의 깃털이 무거워져 날지 못한다고 한다. 날카롭게 자란 발톱이 살 속을 파고들어 죽을 수밖에 없는 위기에 직면하게 된다. 살기 위해선 6개월 정도 먹는 것도 포기하고 높은 산정에 둥지를 틀고 암벽에 수도 없이 부리를 쳐 깨뜨리는 아픔의 시간을 보내고 새 부리가 날 때까지 기다리고 새 부리가 나면 발톱을 모두 뽑아내고 새 발톱이 자랄 때까지 또 기다린다. 그리고는 그 새 부리로 낡은 날개의 깃털을 뽑아내고 새 깃털이 자라 날갯짓을 할 수 있을 때까지 기다린다고 한다. 참으로 견디기 어려운 고통의 과정을 이겨낸다. 이때 독수리의 몸은 피범벅이 된다고 한다. 독수리는 이렇게 고통의 벽 앞에서 자신을 전부 새롭게 갈고 새 삶의 문을 연다.
우리는 오늘이라는 벽 앞에서 내일이라는 새로운 삶을 위하여 독수리처럼 선택과 결단의 문을 열어야 할 때가 있다.
말기 암으로 6개월 시한부 삶을 살면서도 ‘마지막 강연’이라는 동영상을 통해 전 세계인들에게 희망과 사랑의 메시지를 던진 미국의 랜디 포시 교수는
“벽이 있다는 것은 다 이유가 있다. 벽은 우리가 무언가를 얼마나 진정으로 원하는지 가르쳐준다. 무언가를 간절히 바라지 않는 사람은 그 앞에 멈춰 서라는 뜻으로 벽은 있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인생의 벽을 절망의 벽으로만 생각하면 그 벽 속에 있는 희망의 문을 발견할 수 없다. 벽을 벽으로만 보면 문은 보이지 않는다. 가능한 일을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면 결국 벽이 보이고, 불가능한 일을 가능하다고 보면 결국 문이 보인다. 벽 속에 있는 문을 보는 눈만 있으면 벽은 문이 될 수 있다. 좁은 문이라도 열고 나가기만 하면 넓은 희망의 세상이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