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시

낙화

雲舟미카엘 2015. 11. 13.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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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화

 


꽃이 지기로소니 바람을 탓하랴

주렴 밖에 성긴 별이 하나 둘 스러지고

귀촉도 울음 뒤에 머언 산이 다가서다.

 

촛불을 꺼야하리 꽃이 지는데

꽃 지는 그림자 뜰에 어리어

하이얀 미닫이가 우련 붉어라

 

묻혀서 사는 이의 고운 마음을

아는 이 있을까 저허하노니

꽃이 지는 아침은 울고 싶어라.

 

: 조지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