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의 계절을 준비하라
그대의 계절을 준비하라
계절 따라 피는 꽃은 저마다 나름의 아름다움이 있다. 가장 훌륭한 꽃은 없다. 저마다 훌륭하다. 나름의 이유가 있어 제가 피어날 철에 만개하는 것이다.
꽃은 저마다 피는 계절이 다르다. 개나리는 개나리대로, 동백은 동백대로, 자기가 피어야 하는 계절이 따로 있다.
왜 그대들은 하나같이 초봄에 피어나지 못해 안달인가? 그대라는 꽃이 피는 계절은 따로 있다. 아직 그때가 되지 않았을 뿐이다. 그대, 언젠가는 꽃을 피울 것이다. 다소 늦더라도, 그대의 계절이 오면 어느 꽃 못지않은 화려한 기개를 뽐내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고개를 들라. 그대의 계절을 준비하라.
바람직한 것은 일찍 출세하는 것이 아니라, 크게 성공하는 것이다. 인생을 마감하면서 ‘내 가장 큰 성취는 이것이었다.’라고 말하는 것이 중요하지, ‘그래도 내가 20대 후반에는 남보다 훨씬 잘나갔다.’고 자위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잠정적인 실패에 좌절하며, 잠깐의 뒤처짐에 열등감을 느낀다. 그러지 말라.
그대의 전성기는 아직 멀리 있다. 인생에 관한한 우리는 지독한 근시다. 바로 코앞밖에 보지 못한다. 그래서 늦가을 고운 빛을 선사하는 국화는 되려 하지 않고, 다른 꽃들은 움도 틔우지 못한 초봄에 향기를 뽐내는 매화가 되려고만 한다.
그대 좌절했는가? 친구들은 승승장구하고 있는데, 그대만 잉여의 나날을 보내고 있는가? 잊지 말라. 그대라는 꽃이 피는 계절은 따로 있다. 아직 그때가 되지 않았을 뿐이다. 그대, 언젠가는 꽃을 피울 것이다. 다소 늦더라도, 그대의 계절이 오면 어느 꽃 못지않은 화려한 기개를 뽐내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고개를 들라, 그대의 계절을 준비하라.
-김난도 ‘아프니까 청춘이다’에서-